(방송기술저널=백선하) 종합유선방송 C&M(씨앤앰)이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들에게 골프접대와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논란이 일고 있다.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인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14일자로 되어 있는 씨앤앰 품의서를 보면 5월 8일 강남 모처의 룸살롱에서 씨앤앰 사장이 한국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 미래부 과장 등 공무원과 정책 방향, 위성방송(DCS) 대응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적혀 있다”며 씨앤앰과 미래부의 ‘관경유착’ 실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은 의원이 제시한 품의서 내용을 확인한 결과 이날 미래부 과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날 제시된 품의서보다 앞선 날짜인 3월 31일자 품의서에도 미래부 국장급 고위 공무원과 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골프장에서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허용 시 발생하는 문제점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씨앤앰이 정기적으로 미래부 공무원들을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골프접대가 이뤄진 3월 29일은 미래부가 케이블 방송에 제한됐던 8VSB 변조방식(지상파 방송의 HD 전송방식)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시점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씨앤앰의 접대가 미래부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주었다는 은 의원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들은 8VSB 전송방식 허용이 아날로그 케이블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들도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다는 포장 때문에 언뜻 시청자에게 이익인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독이 될 수 있다며 반대의 뜻을 전했다. 반쪽짜리 디지털 전환인데다 저가 콘텐츠 시장 고착화 등 미디어 생태계 파괴라는 심각한 부장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미래부는 8VSB 허용 입장을 꺾지 않았다.
은 의원은 “8VSB 전송방식 허용뿐 아니라 ‘접시 없는 위성방송’인 DCS 임시허가 문제도 그렇고 미래부가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골프접대와 향응이 있었다는 것은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며 오늘 취임하는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외국계 사모펀드인 씨앤앰의 ‘먹튀’ 대책 마련 등 일련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은 의원은 외국계 사모펀드인 씨앤앰이 정책 흐름뿐만 아니라 매각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접대를 진행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씨앤앰은 보도자료를 통해 “통상적인 미팅 자리였을 뿐 특정 현안 해결을 위해 로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철저한 조사로 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관련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씨앤앰 접대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