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알박기에 정치권‧현업‧노조 등 ‘거센 반발’

[종합] 신동호 알박기에 정치권‧현업‧노조 등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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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아이들이 무엇 보고 배우겠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공영방송 장악 위한 의지 노골적으로 드러내”
전국언론노동조합 “끝 모르는 추악한 공영방송 장악 욕망”
EBS 현직 보직 간부 “신동호 사장 인정 못해” 집단 사퇴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내정설이 돌던 신동호 이사를 결국 EBS 신임 사장에 임명했다. EBS 구성원을 비롯해 정치권, 현업단체, 노동조합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수차례 법원에서 지적된 위법한 2인 체제의 방통위가 공영방송 장악 욕망을 드러냈다”며 “EBS 사장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통위는 3월 26일 전체회의에서 신 이사를 EBS 사장으로 임명하는데 동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임 사장의 임기는 26일부터 3년으로 오는 2028년 3월 25일까지다.

방통위는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EBS 사장 공모에 나섰으며, 지원자 8명을 대상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24일 지원자 전원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장 공모 시기부터 신 이사의 내정설이 흘러나왔다. 이에 92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과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EBS 구성원들이 사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했지만 방통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신임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산불과 탄핵심판 지연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틈을 타 이진숙 방통위가 방송 장악의 마수를 뻗쳤다”며 “법원에서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이 위법하다 판단했음에도 또 신동호 씨를 EBS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쯤 되면 의도적인 법 유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동호 씨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를 노렸고, 국민의힘 당무위원을 역임했다”며 “국민의힘 사람을 꽂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현업단체에서도 잇따라 성명을 발표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위법적 2인 체제에서 임명하고 그것도 모자라 부적합하다는 평이 끊이지 않는 인물을 기어코 그 자리에 앉혔다”며 “참으로 개탄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과거 MBC에서 부당 인사에 개입하고, 법인카드 부정 사용으로 정직 6개월의 처분도 받았다. 또 당적 문제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EBS의 미래를 걱정하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공허한 외침에 그쳤다”며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EBS 신임 사장 임명을 강행한 것은 공영방송 장악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도 성명을 통해 “구성원 다수는 물론 EBS 이사회와 보직 간부들, 시민사회까지 모두가 부적절하다 지적한 인사를 교육공영방송 EBS의 수장으로 임명 강행한 것은 12.3 불법 계엄 이후 여전히 지속되는 내란 체제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며 “오늘 방통위의 EBS 사장 의결은 과거의 낙하산 사장 선임과도 다르게 한덕수 권한대행, 감사원, 방통위의 삼각동맹으로 지금의 내란 위기를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끌고 가겠다는 선전포고에 다름없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EBS 이사회와 경영진에게도 위법한 사장 선임에 대해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사법부도 인정한 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한 결정이 반복되도록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BS 현직 보직 간부 52명은 집단 사퇴까지 했다. EBS 현직 보직 간부 52명은 26일 “우리는 25일 현직 보직 간부 일동의 이름으로 EBS의 독립성과 정당성을 지키기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당시 우리는 방통위의 위법 논란 속 사장 선임 강행이 EBS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히 경고하며 절차의 즉각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방통위는 끝내 외면했다”면서 “이는 공영방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이며 EBS 정체성을 심각하게 외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통위가 임명한 신임 신동호 사장을 EBS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으로 현직 보직 간부 54명 중 52명이 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