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인들이 주목할 만한 2025년 주요 일정

[신년특집] 방송기술인들이 주목할 만한 2025년 주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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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25년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외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놓였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간다. 올해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대한 소식으로 ICT 업계 전반이 시끄럽다. CES는 AI와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를 핵심 기술 키워드로 제시했고, 국내 많은 기업들이 혁신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CES와 MWC, NAB, KOBA, IBC 등 전시회뿐 아니라 2월 동계아시안게임, 6월 FIFA 클럽 월드컵, 7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9월 세계양궁선수권대회‧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스포츠 대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는 없지만 보다 다양한 국제 대회로 풍성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해 방송 및 ICT 관련 전시회, 스포츠 이벤트 등 방송기술인들이 주목할 만한 2025년 주요 일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1월
–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전시회로 1월 7일부터 나흘간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는 전 세계 160개 국가 4,5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800여 개 의 역대 최다 기업이 참가했다.

챗GPT 등장 이후 CES의 가장 큰 화두는 AI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AI가 전시장 전반을 휩쓸었다. AI가 하드웨어 자체를 넘어 AI끼리 연결돼 서로를 제어하는 단계로 접어들면서 AI의 연결성에서 혁신을 보았다는 평, AI가 개인 삶에 녹아든 로봇 같은 제품들이 대거 전시되면서 AI의 능동성에 주목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있는 반면 더 이상의 혁신은 볼 수 없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제시되는 등 의견이 판이하게 갈렸다.

2월
–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일대에서 개최된다. 지난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아시안 게임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삿포로 대회 때 금메달 16개를 따내 일본(금 27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Dream of Winter, Love among Asia’(겨울의 꿈, 아시아의 사랑)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하얼빈 대회에선 빙상, 스키, 바이애슬론, 컬링, 아이스하키, 산악스키 등 6개 전 종목에 20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종합 2위 수성을 노린다.

3월
– MWC(Mobile World Congress)

MWC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매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로, 세계이동통신시업자협회(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 GSMA)가 주관한다. 미국 CES, 독일 IFA와 함께 세계 3대 테크 행사로 꼽힌다. IFA가 가전 위주의 전시회인데 비해 MWC는 모바일 및 이동통신 중심의 전시회여서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곤 했는데 최근에는 모바일을 뛰어넘어 ICT 전반을 다루며 전 세계 ICT 기업들이 기술 전쟁터가 돼 가고 있다. 올해는 3월 3일부터 6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 전시장에서 ‘융합. 연결. 창조(Converge. Connect. Create)’를 주제로 개최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도 각각 전시부스를 통해 AI를 기본으로 한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CCBN(China Content Broadcasting Networking Exhibition)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방송 장비 박람회다. 방송 및 네트워크 장비 업체가 참여하는데 주로 중국 내수 시장을 위한 전시회라고 보면 된다. 중국은 중앙방송인 CCTV가 있고 행정 구역마다 별도의 방송 채널이 있다. 성(省) 단위에서부터 밑으로 시(市), 구(区) 단위에도 방송 채널이 있는데 각 성의 방송 채널은 위성방송이고, 나머지는 유선 송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전시회의 많은 부분을 케이블과 셋톱박스 등이 차지하고 있다.

4월
– NAB Show(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Show)

전미방송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NAB) 주관으로 매년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NAB Show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방송 장비 박람회다. 최초의 HDTV 방송을 선보인 곳이 바로 NAB Show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월 22일부터 2월 12일까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방송‧미디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차세대 방송 미디어 서비스 플랫폼 선도’ 사업을 공고했는데 선정된 기업에 한해 NAB Show 등 국제 전시회에 참가해 관련 시제품과 서비스를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월
– KOBA(Korea International Broadcasting, Media, Audio & Lighting Show)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이앤엑스가 공동 주최하는 국내 최대 방송‧미디어 전시회다. 33회째를 맞이하는 2025년에는 5월 20일 화요일부터 23일 금요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지난해에는 ‘Spark Your Creativity’라는 주제로 열렸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등 ICT의 발전이 국내 방송 미디어 산업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지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

전시회 기간에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이 주최 및 주관하는 KOBA 월드미디어포럼(World Media Forum, WMF)도 개최됐는데 미국 디지털 TV 표준화 단체(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ATSC) 의장인 Madeleine Noland, ATSC 이사회 소속 Yiyan Wu 박사, 미국 통신 회사인 BitPath의 대표인 John Hane, 싱클레어 방송 그룹의 Delbert R. Parks 기술 부분 대표 등이 발제자로 참석해 국내외 ATSC 3.0 서비스 현황, Inter-Tower Communications Network(ITCN)의 확장 가능성, 고부가 가치 방송 데이터 서비스 수익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지난해 KOBA에선 KBS K-POP 유튜브 채널의 간판 프로그램 ‘리무진 서비스’가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6월
– FIFA 클럽 월드컵(FIFA Club World Cup)
FIFA 클럽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 FIFA가 주관하는 축구 종목의 세계 축구 클럽 대항전이다. 6월 14일부터 한 달간 미국에서 열린다. FIFA는 그동안 6개 대륙의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을 대상으로 클럽 월드컵을 열었는데 올해부터 참가 팀을 7개에서 32개로 늘리고, 개최 주기도 4년으로 바꿨다. 상금도 크게 오른다. 지난해 열린 대회의 총상금은 1,650만 달러(240억 원)였으나, 올해 대회부터는 26억5,000만 달러(3조 7,900억 원)로 158배가량 늘어난다. 우승 상금은 500만 달러(72억 원)에서 1억 달러(1,440억 원)로 치솟는다. 대회에 참가만 해도 5,000만 달러(720억 원)를 받는다. 확대 개편 후 첫 대회인 클럽 월드컵에는 K리그 대표로 울산 HD가 출전한다.

9월
–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IFA는 1924년 첫 회를 개최한 무궁한 역사를 가진 가전 박람회 중 하나다.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첫 번째 전시회에서는 라디오 관련 제품이 주를 이뤘으면 1928년 세계 최초의 TV 방송과 함께 TV로 영역을 확대하고 지금은 CES, 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손꼽히며 가전제품을 넘어 IT 산업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CES가 폭넓은 소비재와 IT, MWC가 이동통신과 IT 중심이라면 IFA는 생활가전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00회를 맞이했으며, 올해는 9월 5일부터 9일까지 베를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onvention)

매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방송 박람회로, 방송 산업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제1회 IBC는 1967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다. 당시에는 겨우 32개 사가 전시에 참가했으나 방송 산업의 빠른 성장과 함께 IBC 역시 발전해 나갔다. 지금은 IABM, IEEE, IET, RTS, SCTE, SMPTE 등 총 6개의 방송 산업과 방송기술 관련 협회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

–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평화의 울림(The Echo of Peace)’을 주제로 9월 5일부터 12일까지 광주 국제양궁장과 5·18민주광장(결승) 등에서 열린다. 같은 달 22일부터 28일까지는 세계장애인양궁대회도 열린다. 세계양궁대회와 장애인대회의 동시 개최는 2011년 이탈리아 토리노, 2019년 네덜란드 스헤르토헨보스에 이어 세 번째다. 또 광주는 1985년 서울, 2009년 울산에 이어 세계양궁대회 개최 세 번째 도시가 됐다.

–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육상경기대회이다. 19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처음으로 열렸으며, 1991년 제3회 일본 도쿄 대회까지 4년마다 열리다가 1991년 이래 2년 (홀수)간격으로 열리고 있다. 올해는 9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한다. 높이뛰기에 나갈 예정인 우상혁(용인시청)의 입상 여부가 국내 팬들의 관심사다.

11월
– InterBEE(International Broadcasting Equipment Exhibition)
매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메세에서 개최되는 방송 장비 전시회 중 하나다. 규모로만 따지만 KOBA와 비슷하지만 카테고리 별로 기기를 나눠본다면 KOBA가 다양성 측면에선 조금 더 앞선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