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보험상담 방송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청자 정보를 부당하게 유용한 16개 방송사업자에 시정조치 명령과 함께 총 1억 31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앞서 EBS가 ‘돈이 되는 토크쇼-머니톡’을 통해 수집한 시청자 정보를 키움에셋플래너㈜에 제공한 것을 확인하고 과징금과 시정조치 명령을 처분한 이후 주요 방송사업자에 대해 사실 조사를 확대 시행한 결과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6월까지 보험 방송을 송출한 것으로 확인한 20개 방송사업자에 대해 사실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TBC, KBC, TJB, UBC, OBS, JTV, G1, JIBS, CJB, KNN 등 10개 지역민영방송사업자와, SBS미디어넷, 내외경제TV, 머니투데이방송, 한국경제TV, 팍스넷경제TV 등 5개 경제전문채널, 채널A 등 1개 종합편성채널 총 16개 사에서 시청자 정보를 부당하게 유용한 것을 확인했다.
이들 16개 사는 법인보험대리점 등 협찬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상담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대가로 협찬·제작지원·송출 등의 명목으로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받았다.
또한, 방송에서 안내한 상담 전화를 법인보험대리점와 같은 협찬사 등 방송사 외부로 착신 전환해 상담 과정에서 수집하는 시청자 개인정보를 최종적으로 법인보험대리점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에서 안내한 상담 전화는 모두 해당 방송사업자가 개설한 전화였지만, 착신 전환으로 법인보험대리점 또는 콜상담 전문기관 상담원이 시청자 상담 전화를 접수하게 조치한 것이다. 또, 상담원은 방송사 및 프로그램명을 사용해 상담센터를 소개하며 방송사가 상담센터를 직접 운영하거나 방송사의 관리하에 운영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했다.
방통위는 이를 방송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알게 된 시청자 정보를 부당하게 제삼자에게 제공한 행위로 보고 방송법 제85조의2(금지행위) 제1항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3조의5(금지행위의 유형 및 기준) [별표2의3] Ⅵ.1·Ⅵ.2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방송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청자 상담 프로그램 제작 시 시청자 정보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시정조치 명령을 의결했다.
한상혁 방통 위원장은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좋은 취지를 표방하면서 결과적으로 시청자 정보가 보험 영업에 유용되도록 방송을 송출한 것은 방송사업자로서 공적 책임과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며 “보험상담 방송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