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공영방송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상응하는 수신료를 산정하기 위해 독립적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언론학회는 ‘언론의 사회적 책무와 안정적 재원의 확보 방안’ 세미나를 2월 2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준희 중앙대 교수는 공영방송의 ‘사회적 필수성’을 강조하면서 “인권 강화와 시민사회의 확장 그리고 디지털 비선형 매체 환경에 걸맞은 필수 미디어 공공 서비스의 획정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이 제공하는 잠재적 혜택을 가늠하기 위한 기준을 구체화하고 공공 서비스의 책무와 역할을 보다 정교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수신료 제도의 개선이 요구되며, 구체화한 틀 안에서 “공영방송의 재정 수요를 판별하고 공공 재원의 조성과 배분 방식을 제시하는 대의성, 투명성, 전문성을 담보한 독립적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교수의 주장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토론자들의 이 주장에 대체로 동의했다. 특히, 강명현 한림대 교수는 “수신료 문제의 특징이자 아킬레스건은 역시 정파적 이해관계에 함몰돼 이야기된다는 것”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수신료 인상 발의는 KBS 이사회에서 하게 돼 있고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 기구들 모두 정치적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어 강 교수는 “시민이 주체가 돼 정책 과정에 참여하고, 수신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 기구를 운영한다면 정치권에서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정준희 교수도 이점에 공감하며 시민의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정 교수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KBS보다 EBS에 더 많은 수신료를 주고 싶다는 친구들이 많다. 그 정도의 의견은 적용되는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신료에 상응하는 결정권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이를 통해 공영방송의 거버넌스를 대의적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