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상황 시 터널 안에서도 재난방송 수신 가능해져
[방송기술저널 이진범 기자] 앞으로 서울에 있는 터널 안에서는 잡음 없이 DMB 시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전체 도로터널 35곳 중 연장 500m 이상의 터널 12곳에 DMB 중계설비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는 중계설비 설치를 완료한 후 방송통신위원회 주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에서 실시한 ‘재난방송 수신 상태 조사’를 마친 상태다.
또 11월 2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정릉터널 마장방향에서 재난 상황을 가정해 라디오, DMB 재난방송 송출 시연회를 가졌다. 서울시는 정릉터널 100m 지점에 차량 화재가 발생한 것을 가정해 터널을 지나는 다른 운전자에게 라디오를 통해 신속하게 대피하는 요령을 전달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재난방송 수신 환경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터널(도로‧철도)의 라디오 수신 환경은 재난 발생 시 제 역할을 하기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며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40조의3(재난방송 등 수신시설의 설치)에 따라 국토부와 지자체는 관할 교통 시설물에서의 재난방송 수신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방송법에는 도로‧철도 시설의 소유자‧점유자‧관리자가 수신 시설의 설치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성남 중원터널 안에서 SUV 차량이 3중 추돌 사고 후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처럼 폐쇄된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들이 패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재난상황 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재난방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터널 안에서 FM 라디오 등이 제대로 수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에 DMB 중계설비를 우선 설치해 DMB 재난방송이 원활하게 수신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전체 도로터널 35곳 중 500m 이상의 터널 12곳에만 우선 설치했으며, 향후 23곳에 대해서도 수신 상태를 측정한 후 중계설비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재난 발생 시 신속한 안내는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그동안 터널 안에서 잡음 등으로 들리지 않았던 재난방송이 깨끗하게 들림으로 화재 등의 사고 발생 시 시민들이 안내방송에 따라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