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초 선보인 초고화질(UHD) TV 85형에 이어 55형과 65형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중국 T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6일 오후 북경 시내 최고급 호텔인 국무호텔에서 현지 미디어와 유통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UHD TV 풀 라인업과 커브드 OLED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행사 직후부터 전국 주요 매장에서 UHD TV 55형과 65형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커브드 OLED TV는 오는 23일부터 북경과 상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전시와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박재순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은 “지난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55형 이상 프리미엄 평판 TV 매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삼성 UHDTV의 판매를 더욱 확대함과 동시에 커브드 OLED TV의 본격 출시를 통해 삼성의 기술력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LG전자 역시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리츠칼튼 호텔에 150여 명의 VIP 고객 및 기자단을 초청해 55형과 65형 UHDTV와 55형 곡면 OLED TV를 선보인 바 있다.
중국은 이미 북미와 유럽 시장을 제치고 세계 최대 TV 시장으로 등극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7.8%로 지난해 24.3%보다 3.5% 포인트 늘었다. UHDTV를 포함한 프리미엄 TV 시장을 두고 봤을 때에도 북미와 유럽 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반면 중국 시장의 성장률은 매우 가파르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중국 소비자들 입맛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꿈의 화질’로 불리는 UHDTV는 보통 Full HDTV(1920×1080) 해상도의 4배(3840×2160)인 4K와 8배인 8K(7680×4320)로 분류된다.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는 4배, 8배 등 단순한 수치만으로는 화질을 실감하기 어렵겠지만 사람 얼굴의 주름 하나는 물론이고 작고 미세한 동작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또렷하게 보여줘 일반적으로 극장에서 보는 영화보다 뛰어난 화질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때문에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세계 TV 시장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TV 수요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급 제품인 UHDTV의 판매는 지속적인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00대 규모였던 세계 UHDTV 시장이 오는 2016년에는 724만8,200대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UHDTV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프리미엄 TV 시장에 이어 보급형 TV 시장에서까지 당분간 UHDTV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UHDTV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UHD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가진 지상파 방송사와의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UHDTV 산업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비해 콘텐츠 사업이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만큼 지상파 방송사와 손잡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KBS와 LG전자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처럼 지상파 방송사와 제조사를 중심으로 콘텐츠와 플랫폼 전선을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