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보호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사설] 콘텐츠 보호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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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유주열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지난 6월 24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총회에서 ‘지상파 UHD TV 방송 송수신 정합’ 기술 표준을 채택하면서 지상파 UHD 본방송을 위한 각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마침내 미래창조과학부는 7월 25일 지상파 UHD 방송표준을 ATSC 3.0으로 행정 예고했다. 그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콘텐츠 보호 기술과 수신 안테나 내장 부분일 것이다.

현재 우리는 소위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콘텐츠의 제작 및 저장 방식이 디지털화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편리하게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게 됐다. 수십 개의 케이블 및 위성 채널의 보급은 이러한 디지털화의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은 부작용도 양산하기 마련인데, 제작자의 무한한 노력으로 만든 콘텐츠의 가치를 훼손하고 무단으로 도용하는 사람들로부터 소중한 지적재산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

지상파 UHD의 태동과 함께 콘텐츠 보호 관련 기술을 표준화함으로써 추후에 발생할 불필요한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적용 가능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정당하게 시청하는 시청자를 보호하고자 함은 물론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방치해 온 한류 콘텐츠 불법 유통을 막고자 함이다. 나중에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을 미리 호미로 막아 보자는 취지와 같다.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인해 매년 3,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피해 보고 있는 국내 방송사 입장에서 콘텐츠 보호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이런 피해는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금전적 손실일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제작자의 창작 의지를 꺾게 되고 콘텐츠 재생산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전사측에서는 제조단가 인상을 이유로, 일부 유료방송 측에서는 추후 재송신료 협상 시 지상파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방송협회 측의 자료에 따르면 가전사의 개발 비용 상승 부분은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 UHD TV 수상기에서 필요한 암호화 해제 시스템 개발 및 적용비용을 협의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에서 부담할 수 있다고 한다. 유료방송 측의 우려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콘텐츠 협상을 통한 가격 책정이 우선이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사안을 무조건 반대하고 볼 일이 아니다. 즉 그러한 우려들은 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는 지금 콘텐츠 전쟁이라고 할 만큼 킬러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급하고 또 보호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한류의 본고장인 우리나라도 이제 국내외 무대에서 뒤처지지 않고 콘텐츠의 진정한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각 부문에서 협력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때이다. 지상파 UHD TV에 기본적인 암호화 기술을 구현하려는 이번의 노력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