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처럼” SBS의 든든한 버팀목을 만나다
SBS 박영수 기술담당 부본부장
인터뷰 대상자인 그를 처음 보았을때 인상은, 옛날 어느 마을에 하나씩은 있었을 것 같은 아름드리 나무였다.
오랜 시간 동안 한 곳을 꿋꿋하게 지키며 비비람이 몰아칠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따사로운 햇살이 내릴땐 그 잎사귀 하나하나에 싱그러움을 머금고 은은히 웃어주는 나무.
물론 부하직원에게는 약간 무서운 분일수도 있겠구나..지레짐작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박영수 기술담당 부본부장은 말투 하나하나에 품격이 묻어나는 ‘뿌리깊은 나무를 닮은 멋있는 사람’이었다.
역사를 간직한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드리 나무와 많이 닮아있는 법이니까.
오늘 인터뷰는 SBS 박영수 기술담당 부본부장과 함께했다.
안녕하세요. 먼저 <방송기술저널>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네. SBS 박영수 기술담당 부본부장입니다. 1981년부터 KBS 기술본부에서 처음 방송기술인의 길을 걷기 시작하다가 1991년. 현재 직장인 SBS로 왔습니다.(웃음) 창사멤버 중 한명이죠. 그리고 그렇게 한 길로 주욱 달려오다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HD-NDS…SBS 뉴스제작 기술의 자존심
경력에 비해 나이를 유추해봐도 훨씬 젊어 보이시는데 놀랍군요.(웃음) 곧바로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SBS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요즘 방송가의 중요한 이슈중 하나인 ASO와 DTV 전환에 대해 SBS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SBS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디지털 전환이 끝났습니다. 스튜디오, 편집 및 음향시설과 같은 제작, 송출부문은 거의 100% 완료죠. 여기에 최근 영상 취재 카메라나 지방은 물론 해외 지국의 카메라를 모두 HD전환 했습니다. 송신부분도 방송국과 기간 중계소, 방송 보조국이 이미 전환되었고 올해말 전환 완료 예정에 있습니다.
순조롭게 진행중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SBS 기술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뉴스 HD전환인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SBS는 2004년부터 뉴스제작을 위해 파일기반 네트워크 시스템, 이른바 NDS(News Digital System)를 개발하여 도입했습니다. 8월부터는 SBS가 방송하는 모든 뉴스를 HD-NDS로 전환 완료했지요. 개발기간 내내 기술인들은 물론 기자, 촬영기자 등과 협의를 통해 안정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HD-NDS에 대한 부연설명을 더 부탁드릴께요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뉴스 제작부터 송출까지 파일기반으로 전용망을 통해 운용이 가능해지고, 그러다보니 제작 시간이 단축됨은 물론 각종 속보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서버나 스토리지가 모두 이중화 되어있어서 시스템이 안정적이죠.
HD-PDS…SBS 프로그램 기술의 미래
한 마디로 NDS 자체가 파일기반 시스템이고, 전용망을 통해 운영되는 구조다보니 확실히 전보다 제작시간이 단축되고 그에 따른 뉴스제작의 질이 더욱 상승되었다는 뜻이군요.
-맞습니다. 시간에 쫒기는 긴급한 상황일 때 손쉽게 모든 작업을 디지털화하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단축되고, 당연히 뉴스제작의 질이 상승하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론 뉴스에 사용되는 NDS말고 교양, 예능, 드라마 프로그램에도 네트워크 제작기반이 도입된다면서요?
-네. 국내최초 도입인데요. 교양은 물론 예능, 드라마 프로그램을 위한 네트워크 제작 시스템인 PDS(Programe Digital System)가 올해 말 완전히 구축이 끝날 예정인데요. 이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면 앞으로 제작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모두 바꿀 것이라 확신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이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막대한 양의 자막을 담당 PD가 동영상 위에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 지정해서 의뢰하면 의뢰 받은 자막 제작자가 바로 제작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작업의 속도가 빨라지고 일에 대한 집중도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불러옵니다. 또 작가들은 영상 프리뷰 작업을 통해 쉽고 빠르게 프리뷰를 하게 됩니다. 옛날에는 프리뷰 한 번 하려면 테이프들을 모두 복사해서 일일이 아날로그식으로 조그(jog)를 돌려가며 했지만 이젠 디지털로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 셈이죠. 저희는 이런 일련의 작업들을 위해 뉴스제작인 NDS와 프로그램 제작인 PDS를 더욱 육성할 계획입니다.
알겠습니다. 이미 상용화된 NDS와 올해 말 구축 완료되는 PDS를 통해 네트워크 제작기반을 더욱 활성화하여 궁극적으로는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유도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바로 대용량 아카이브 시스템의 도입으로 가능해진 겁니다. 앞으로 저희 SBS는 전 그룹사의 콘텐츠를 통합 및 관리 할 수 있는 ‘그룹 통합 아카이브’를 구축하는데 더욱 주력할 예정입니다.
그룹 통합 대용량 아카이브 시스템이요?
-NDS와 PDS 등이 바로 네트워크 기반, 파일제작 기반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시스템들을 넘어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방송 시스템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 통합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하려 합니다. 이에 SBS는 전 계열사의 콘텐츠를 표준화, 규격화하여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 유통은 물론 뉴미디어 환경에서도 한 발 앞서나갈 계획입니다.
SBS는 내 운명
네. 잘 알겠습니다. SBS에 대한 자부심으로 일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럼 화제를 조금 바꿔서, SBS 기술인의 자랑을 조금 해볼까요?
-저희는 기술인력이 타 방송사에 비해 소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직운영에 여력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운 부분이죠. 그러나 소수인 만큼 저희는 구성원 모두 ‘정예’로 단련되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효율을 극대화시켜 방송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일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멀티 플레이어’들이라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또 아무래도 기민하게 움직이는 조직이다 보니 새로운 변화에도 신속하고 빠르게 움직이죠.(웃음)
그 신속함의 최대 장점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NDS와 PDS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로 인해 SBS는 더욱 발전적인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NDS의 경우 100% 전환 완료된 이후로 이제 뉴스 프로그램의 ‘질’자체가 확연하게 변했습니다. 여기에 PDS도 올해 말에 100% 완료되면 국내 최초로 모든 시스템을 파일기반으로 제작하는 여건이 완성되는 것이죠. 방송기술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제작의 완성도 자체를 상승 시키는 이런 시도들이 SBS의 자랑입니다.(웃음)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SBS의 창사멤버로서의 소감과 앞으로 예비방송기술인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이제 SBS는 제 인생 같습니다. ‘너는 내 운명’이랄까요.(웃음) 창사 당시에 기술인력 10명에서 출발해서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다 추억이고, 과거이자 미래며, 또 지금을 살아가는 현재 같습니다. 1995년 위성지국, SNG 등 보도 기술 개선업무부터 1989년부터 준비해서 1998년 디지털 TV를 국내최초로 시험방송 했던 일…또 10년 전에 HD 중계차를 SBS자체 기술로 구축했던 일들, 아. 이 중계차는 지금도 활용하고 있습니다.(웃음) 여튼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지금의 저를 이끌어주는 모든 것들입니다. 변화에 대한 대처 말이죠. 예비 방송기술인을 꿈꾸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또 한번 방송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로 IT 기술이지요. 모든 제작 시스템이 다시 한번 네트워크 기반, IT 기술개발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반드시 주지하시고 공부하시면 좋은 방송기술인이 될 듯합니다.
긴 시간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SBS의 기술개발은 지금도 앞으로 나아가는 현재진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