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지난해 불법 복제물로 인한 콘텐츠 산업 피해가 약 3조 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불법 저작물로 인한 저작권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나서기로 했다.
방심위는 6월 19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저작권해외진흥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영화디지털유통협회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해외 저작권 침해정보의 현황과 애로사항을 확인했으며, 심의 프로세스 개선, 심의인력 확충 등을 통해 해외 저작권 침해 정보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이번 협력회의에 참석한 단체들은 “웹툰 불법 복제 사이트 ‘밤토끼’ 일당 검거 이후에도 유사한 형태의 저작권 침해 정보가 해외 서버를 통해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1개 사이트를 차단해도 금방 새로운 대체 사이트가 생기는 현실에서 보다 신속한 조치가 절실하다”며 방심위의 적극적 대응을 요구했다.
이에 방심위는 “관계 기관을 거친 이후에야 저작권 침해 접수와 심의가 이뤄지는 현행 절차는 구조적으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대폭 단축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저작권 위반을 이유로 과거 접속 차단됐던 사이트의 대체 사이트와 저작권자가 저작권 침해를 입증하는 소명 자료를 구비한 저작권 침해 게시물의 경우 한국저작권보호원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방심위에 직접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신규 해외 사이트의 경우에도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한 후 바로 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방심위는 “단축 방안이 시행될 경우, 기존 2~3개월 소요되는 처리 기간이 2주 내외로 대폭 짧아져 저작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심위는 해외 저작권 침해 정보를 담당하는 심의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 개편 역시 추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해외 저작권 침해 정보에 대한 방심위의 ‘접속차단’ 결정은 2014년까지 연간 50건 이하에 불과했으나, 2015년 이후 연간 500건 이상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방심위 사무처의 저작권 담당 인력은 큰 변동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보다 신속한 심의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사무처에 저작권 침해 정보를 전담하는 직원을 늘리고, 이를 모니터하는 전문·일반 모니터 요원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사무처 내에 저작권 침해 정보를 전담하는 팀의 신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방심위는 국내 웹툰, 영화, 음원 시장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해외 저작권 침해 정보의 근절을 위해 이번 조치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저작권자의 권리를 효율적으로 보호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기관 간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