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고등법원 민사4부(이기택 부장판사)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CJ헬로비전, 씨앤앰, HCN서초방송, CMB한강방송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5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와 피고 양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이는 작년 9월 있었던 케이블 업계의 지상파 방송 재송신 금지를 확정하는 판결로서 사실상 법원은 지상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SO들의 동시 재송신은 원고인 지상파방송사들의 동시중계방송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케이블TV 업체의 지상파방송 동시 재송신 행위를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 SO들은 재송신 행위가 수신을 보조하는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영리 창출 기여 정도도 수신 보조 차원을 넘어선다"고 밝히며 "지상파가 과거 재송신 행위를 묵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거의 묵인이 장래의 권리 포기로 볼 정도의 묵시적인 의사의 일치가 있었던 것으로는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장한 ‘권리 침해 위반에 대한 하루 1억 원 보상’ 간접강제 청구는 기각하며 "원고들의 간접강제 청구는 본안 사건에서 간접강제 결정을 하는 것이 입법 취지와 맞지 않으며 그 필요성도 없다"고 전했다.
물론, 이번 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법원이 간접 강제 결정은 받아들이지 않은데다 재송신 중단 시점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SBS-스카이라이프 간 벌어졌던 HD 화면 송출 중지 등의 사태가 금세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지난 1심에 이어 케이블 업계의 무단 지상파 방송 사용을 법원이 다시 한 번 저지한 실례로 남을 전망이며 앞으로 벌어질 분쟁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케이블 업계는 이번 법원의 2심 판결에 대해 즉각 대법원 상고를 준비하며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번 법원의 판결에서 간접 강제 청구권이 받아들여 지지 않았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법원 상고를 통해 끝가지 옥석을 가리겠다는 각오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지상파 콘텐츠의 무단 재송출을 제지한 명명백백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케이블 업계가 어떤 대응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