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통위원장 KBS와 MBC 파업에 개입 의지 밝혀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KBS와 MBC 총파업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위원장은 9월 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KBS와 MBC 노조의 파업으로 방송 송신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방통위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왔다고 밝혔다.
특히 MBC는 방송 필수 인력마저 총파업에 동참해 9월 4일에는 방송 광고 송출이 중단됐고 이후에도 드라마 중간에 갑자기 공영 광고가 나가는 등 잇단 방송 사고를 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일부 정치권에서는 (공영방송의 총파업을) 방송 장악으로 보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투쟁으로 보고 있다”며 “방통위가 빨리 정상화를 안 시킨다는 청원서나 성명서가 들어오고 있는 만큼 실태를 파악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문제인지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그 이상의 감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에 여야 상임위원들은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현재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한 이 위원장과 고삼석 상임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허욱 부위원장,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김석진 상임위원, 국민의당이 추천한 표철수 상임위원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야당 추천 위원인 김석진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MBC 사태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양쪽의 입장을 경청한 뒤 법과 절차에 따라서 정해진 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위원장의 의견에 반대 입장을 표한 것이다.
반면 허욱 부위원장과 고삼석 상임위원은 이 위원장과 뜻을 같이 했다. 허욱 부위원장은 “관리감독기관인 방통위가 사실상 책임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권력이 아니라 시청자가 주인이 되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전체의 의견을 모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정치권 일부와 언론에서 방송의 정상화 노력을 방송 장악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며 KBS와 MBC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는 사회적 공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통위 설립 목적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표철수 상임위원은 중간자적 입장을 취했다. 표 상임위원은 “방통위의 고유한 직무와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들여 볼 필요가 있다”며 이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식으로 말한 뒤 “다만 김석진 상임위원의 말대로 위원 개개인의 입장이 아닌 방통위 전체 입장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