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30~40대 및 10~20대는 과다하게 출연하는 반면 노년층은 과소 출연하고 있어, 인구통계와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디어 다양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 다양성 조사 결과를 분석해 ‘2016년도 미디어 다양성 조사 연구’를 발간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기존 채널별 시청 시간을 측정하는 시청점유율 조사와 별도로 플랫폼·채널·프로그램이 실제로 다양하게 공급되고 있는지 확인해 향후 미디어 다양성 정책 수립에 참고하기 위해 시행했다.
조사 항목은 19개로 구조적 차원과 내용적 차원의 지표로 구성했다. 구조적 차원 지표는 사업자별 플랫폼 비율, 장르별 채널 개수 비율 등 ‘공급 측면의 다양성’과 플랫폼별 가입자 비율, 프로그램의 제작 주체별 시청 비율 등 ‘이용 측면의 다양성’으로 총 11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내용적 차원 지표는 지역 플랫폼(가입자)의 비율, 시사·보도 채널의 (시청)비율, 공공·공익·복지 채널의 (시청)비율, 프로그램 등장인물 비율과 시청자 인식 조사 결과 등 8개 항목을 설정했다.
집중도는 조사항목별 결과를 HHI(Herfindahl-Hirschman Index) 지표로 표시했다. HHI 지표는 개별 분석 대상이 시장 내 점유하는 비율을 제곱한 값을 합산한 값으로, 지수는 0에서 10,000 값을 가지며 지수가 낮을수록 경쟁이 심한 시장을 의미한다.
주요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플랫폼 분야는 공급 측면인 사업자별 소유 플랫폼 비율이 HHI 1,677, 이용 측면인 사업자별 소유 플랫폼의 가입자 수 비율이 HHI 1,887로 조사돼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채널 부문은 사업자별 채널 소유 비율이 HHI 199.2, 사업자별 소유 채널의 시청률 비율이 HHI 638.5로 집중도가 매우 낮았다.
채널을 오락, 종합 편성, 교양, 정보 등 4개 장르로 구분한 비율은 총 231개 채널 중 오락 채널이 130개로 나타나 종합 편성(18개), 교양(34개), 정보(49개) 등 다른 장르의 채널보다 개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특정 프로그램 장르에 대한 제작사별 시청률 비중을 살펴본 결과, 드라마(71개 제작사)와 애니메이션(91개 제작사)의 HHI가 각각 644.7(드라마), 655.1(애니메이션)로 집중도가 매우 낮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방송 내용에서 현실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드라마의 등장인물도 분석했다.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7개(지상파 4개 채널, JTBC, tvN, OCN) 채널의 43개 드라마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젊고 부유한 전문 직종이 실제 연령이나 직업보다 많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통계보다 노년층 과소, 30~40대 및 10~20대가 과다 출연하고 있었으며, 전문가는 실제보다 많이, 노동계층(블루칼라)은 적게 나와 인구통계학적 현황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방통위는 올해 조사와 관련, 프로그램 내용 분석 기간을 2016년 9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고 대상 장르도 드라마 외 다른 장르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프로그램 내용 다양성을 더 깊이 있게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