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 20일 서울시 송파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18층 회의실에서 700MHz 주파수 대역에 대한 각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았으나 일종의 ‘통과의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의견수렴은 방통위, 학계, 방송사, 통신사, 가전사, 국책연구기관, 민간연구기관, 시민단체 등에서 모두 23명이 참여했으나 통신과 방송의 인적 구성 비율이 16대7이라는 극심한 불균형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방통위는 통신 쪽에만 발제 기회를 부여했으며, 사전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제 내용을 통보받은 지상파 방송사 측의 반발로 의견수렴 과정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방송독립포럼에서는 25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의 업무처리방식은 의견수렴이라는 형식만 갖추었을 뿐 물밑에서 특정매체를 은밀하게 편드는 비민주적이고 기만적인 행태”라고 비판하며 의견수렴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700MHz 대역은 명백한 방송용 주파수”
한편 방송독립포럼은 이날 “700MHz 대역은 지상파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을 병행서비스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명백한 방송용 주파수”라면서 “통신의 트래픽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기존 방송용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은 임시방편의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료 보편적 방송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의 난시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700MHz 대역을 지상파 방송사가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독립포럼은 “그동안 아날로그 방송은 전송효율이 좋지 않은데다가 방송사가 송신망 구축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어서 중계유선에 많이 의존했고 그 결과 직접수신 시청자가 10% 이하로 떨어졌지만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 이와는 다르다.”면서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 케이블 비용부담이 과거에 비해 매우 커지면서 직접수신의 욕구가 증대되고 있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서 직접수신이 용이해진다면 직접수신 가구는 비약적으로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