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일부 내용이 엉터리인 ‘2012 회계연도 결산 사업별 설명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후 이를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정보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있다. 간단한 예결산 수치조차 잘못된 것도 모자라 후속조치에도 아예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방통위가 지난 5월 국회에 제출한 결산설명자료와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이 방통위에 요구해 별도로 제출받은 자료의 결산 내역을 비교 분석한 결과, ‘행정효율성증진 및 능력개발’ 사업의 경우, 두 자료의 결산 수치가 전혀 맞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에 제출된 결산설명자료의 ‘행정효율성증진 및 능력개발’ 사업의 2012년 결산내역을 보면, 예산액 2억 7,200만 원, 집행액 1억 6,900만 원, 불용액 1억 300만 원인데 반해, 방통위가 별도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예산액은 3억 2,700만 원, 집행액은 2억 1,600만 원, 불용액은 1억 1,100만 원으로 표기되어 있다. 수치가 맞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사업의 세부 내역 중 ‘인사교육훈련 우수기관 현장 학습’ 사업의 경우 실제로 방통위가 실시하지도 않은 사업인데도 국회 결산설명자료에는 1,500만 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문제는 방통위가 오류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방통위는 지난 2월 작성된 해당 자료를 5월 국회에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상일 의원이 자료의 오류수정을 요구했음에도 아무런 후속작업을 거치지 않은 부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8개월이 지난 후에도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것은 물론, 뒤늦게 오류를 인지해도 수정작업에 나서지 않은 셈이다.
이에 이 의원은 “한 해 동안 국민의 혈세를 적절하게 사용했는지 심사받기 위해 제출하는 결산설명자료를 제대로 검토도 안 하고 작성하여 국회에 보고한 것은 정부기관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잘못을 인지한 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방통위의 명백한 직무유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