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사평대로 팔래스 호텔에서 국내 주요 케이블 TV (SO) 5개사 대표들과 업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상윤 티브로드 대표,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장영보 씨앤앰 대표, 강대관 현대HCN 대표, 김동수 CMB 대표, 이영팔 한국케이블TV호남방송 대표, 공성용 한국케이블TV제주방송 대표가 참석했다.
그런데 해당 간담회에서 이 위원장이 "케이블 TV가 국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국내 콘텐츠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방송환경이 급속히 융·복합화되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해 케이블 TV의 디지털 조기 전환 및 스마트 케이블 TV 등 신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당부한 부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발언이 방송의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방통위가 ‘진흥’의 영역에 깊숙히 관여하려 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정부의 방송정책 중 규제부분은 방통위가, 진흥부분은 미래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케이블 TV와 관련한 방통위의 업무영역 중 허가·재허가·사전동의·변경허가 등은 미래부의 사전동의와 관련한 규제영역이다.
이에 미래부는 물론 업계, 심지어 정치권에서 불고있는 방통위의 ‘월권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미래부의 영역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부분은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비판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방통위와 미래부의 업무 영역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의 진흥 부분을 맡은 미래부와 방통위의 업무 협력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부분이고, 케이블 TV와 관련된 정책도 방통위가 사전 동의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위원장의 발언 자체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런 이유로 방통위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은) 케이블 TV의 규제와 관련한 부분 외에 나머지는 미래부에 협조하는 차원으로 언급한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미래부 소관이지만 사전동의권을 가지고 있는 방통위 입장에서 미래부와 어떻게 협력해 케이블 TV를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해줄지 논의하는 자리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이러한 논란 자체가 애초 방송정책을 이분화 시킨 현 정부의 실책이라는 점에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도 그 개념을 정확히 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창조경제’의 기치 아래 과학을 담당하는 미래부의 일부에 방송 정책의 ‘진흥’을 맡긴 것 부터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