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올 상반기 중으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정책 방안이 마련된다. 동시에 민관 합동 펀드 90억 원을 조성해 UHD 콘텐츠 확보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월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역동적인 혁신경제 실현을 위한 업무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방송 서비스 도입 △스마트 미디어 육성 △한류 재도약 위한 콘텐츠 역량 강화 △방송 콘텐츠 투자 확대를 위한 안정적 재정 기반 마련 △시장질서 확립 등으로 방통위는 이를 통해 방송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업무 보고의 핵심은 새로운 방송 서비스로 지상파 UHD 방송과 다채널 방송(MMS)을 도입해 국민 누구나 이용하는 방송 서비스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공동으로 올해 상반기 중으로 지상파 UHD 도입 시기와 소요 주파수 측정 및 확보 방안 등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무료 교육 채널인 EBS의 초‧중등 교육 채널을 중심으로 MMS 시범 서비스를 실시해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MMS란 기존 HD 채널 1개에서 2~3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은 무료로 1~2개의 채널을 더 제공받게 된다.
일단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방통위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확대 정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는 “이미 글로벌 대세로 자리 잡은 UHD 방송을 돈 내고 보라는 식으로 정책이 진행돼 아쉬웠었는데 지상파 UHD 정책 추진으로 시청자 누구나 차별 없이 고화질의 방송을 즐기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며 다만 지역 시청자들까지 고려해 지상파 UHD 전국 방송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MS 역시 10여 년 전부터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부분인데 이제야 시행돼 늦은 감이 있다”며 “EBS 단독 서비스가 아닌 지상파 동시 진행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시청자 복지라는 목표 달성에 더 적합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방통위는 방송 광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프로그램광고, 토막광고, 자막광고, 시보광고 등 시간과 횟수를 규제하는 현행 칸막이식 방송 광고 규제를 방송 프로그램 편성시간 당 총량제로 개선하고, 가상‧간접광고 규제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상‧간접광고는 기존 스포츠 프로그램 외 교양, 오락, 스포츠 보도로 확대하고, 유료방송에 한해 허용시간을 늘릴 예정이다. 방통위는 다만 광고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광고가 전체 방송 프로그램 시간의 일정 시간을 넘지 않도록 상한을 설정했다.
또한 안정적 재정 기반 마련을 위해 34년간 제자리인 KBS 수신료 현실화도 추진한다. 방통위는 수신료 현실화로 공영방송의 재원을 정상화하고 방송 산업 전반의 콘텐츠 투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유휴 자신 조정 등 자구 노력과 공적 책무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이외에도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 방송 간 재송신 분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분쟁 조정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분쟁 발생 시 직권으로 조정을 개시하고, 방송 중단 임박 시 30일 범위 내에서 방송 유지‧재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의미다. 방통위는 이를 통해 시장 질서를 확립해 경쟁 활성화 및 역동성 제고를 유도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의 자율적 조정 원리’라는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방통위의 직접 개입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