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에서 때아닌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통신사와 케이블이 그 주인공이며 아직 악역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방통위의 입장이 미묘하게 한쪽에 쏠려있다는 것이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로 케이블이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지난 2월 6일 전체회의 보고에서 케이블, 즉 MSO(Multi System Operator,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권역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MSO가 전체 SO가입자 수의 1/3, 전체 방송구역의 1/3을 초과 경영할 수 없는 조항을 완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케이블사의 ‘규제’를 풀어주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현재 김 국장이 보고한 해당 안건은 의견수렴 단계를 지나 다시 전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케이블 규제 완화에 IPTV를 내세운 통신사의 반발이 격해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방통위 안건이 “CJ 맞춤형 특혜”라고 주장하며 “해당 기업의 주식 공개상장을 돕기위한 방통위의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은 방통위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올 7월 상장을 눈앞에 두고있다. 이에 본지가 직접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접촉한 결과 “이런저런 이유로 3차례나 상장을 하지 못한 CJ헬로비전이 이번에는 방송법 개정을 동력으로 법무팀과 적정한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는 대답을 얻기도 했다. 6월까지 해당 사안을 반영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무리없는 일정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바로 IPTV 500만 가입자 돌파를 이루어내고 미디어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통신사의 반발이다. 이들은 현재 “케이블 소유규제를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1/3 초과금지로 일원화한 다음 형평성을 따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케이블, 그 중에서도 CJ헬로비전만을 위한 주식상장 계획에 방통위가 법개정까지 서두르며 동조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아직까지 방통위는 이러한 주장에 공감하기 보다는 빠르면 상반기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한 케이블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는 태도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그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