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미래창조과학부의 700MHz 주파수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방송인총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0월 14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부가 ‘통합 공공망(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을 내놓으며 재난망을 핑계로 700MHz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하려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며 “통신 재벌 배불리는 주파수 알박기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의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미래부는 지난 10월 10일 지상파 방송사와 통신사를 상대로 각각 사전 설명회를 열어 국무조정실 주파수심의위원회 상정 예정인 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은 명목이었을 뿐 실제로는 미래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난망 주파수 분배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리였다”고 토로했다.
ⓒ최민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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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래부가 제시한 계획에 따르면 재난망 주파수 대역은 700MHz 총 20MHz 폭으로 상하위 718~728MHz 대역과 773~783MHz 대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에 대해 방송인총연합회와 언론노조는 “미래부가 내놓은 안은 구 방통위에서 의결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반영한 것으로 통신에 할당하려던 728~748MHz 대역과 783~803MHz 대역을 고려한 것”이라며 “전체회의에서 의결만 됐을 뿐 이후의 행정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법적 효력이 없는 내용을 기정사실화 한 것은 미래부가 700MHz 주파수를 통신에 내어 주려 한다는 의도를 대놓고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일반 국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주파수 정책은 잘 모른다. 하지만 주파수는 공공재고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것은 안다”며 “주파수가 어느 날부터 돈벌이에 이용되기 시작했는데 통신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확장시킬 주파수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도 미래부의 주파수 정책에 국민이 없음을 지적했다. 김 소장은 “주파수 정책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미래부의 정책에는 국민이 없고 사업자, 자본만 있다”면서 “700MHz 주파수 정책에 재난망이 새롭게 들어온 만큼 모든 논의는 원점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일양 MBC 방송기술인협회 회장 역시 “미래부가 지상파 방송사들을 불러 놓고 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을 통보한 것은 700MHz 주파수를 통신에 다 내어 주겠다고 선포한 것”이라며 “미래부의 이 같은 행위에는 일말의 양심도 상식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인총연합회와 언론노조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재난망 구축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미래부가 재난망을 앞세워 통신 재벌의 배불리기에만 앞장선다면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경고한 뒤 “미래부가 국민을 위한 주파수 정책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당장 700MHz 주파수 정책에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백지화하고 동시에 700MHz 주파수를 재난망과 방송용으로 활용해 오로지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이후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유료 방송을 보던 지상파방송을 보던 선택은 국민이 하는 것이다.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고품질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 정부나 미래부의 역할”이라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주파수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참고] 기자회견문 전문
“미래부 졸속 주파수 정책 전면 재검토하라!” 미래창조과학부가 ‘통합 공공망(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을 내놨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미래부는 결국 통신용 주파수 할당을 위한 지렛대로 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을 사용하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 10월 10일 미래부는 지상파 방송사와 통신사를 상대로 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을 공개하는 사전 설명회 자리를 가졌다. 겉으로는 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됐지만 실상은 ‘통신 편향적 주파수 알박기’를 통보하는 자리였다. 미래부가 공개한 재난망 주파수 분배안은 최시중 위원장 시절의 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결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반영한 것으로 통신사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계획이다.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서 통신사에 할당한 728~748MHz 대역과 783~803MHz 대역을 고려해 재난망에 분배될 주파수 20MHz 폭을 상하위 718~728MHz 대역과 773~783MHz 대역으로 나눠 놓았기 때문이다. 구 방통위가 의결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은 전체회의에서 의결만 됐을 뿐 이후의 행정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아 법적 효력이 없다. 아무런 행정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대역을 통신용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미래부가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사에 내어 주려 한다는 의도를 대놓고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심지어 현재 주파수 분배표를 보면, 698~806MHz 대역의 주파수 용도는 ‘TV 방송용’으로 규정돼 있다. 또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수립할 당시 정부는 700MHz 주파수의 재난망 활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재난망 구축으로 기존 주파수 계획에 큰 변화가 생겼다면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재난망 구축에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미래부가 재난망을 앞세워 통신 재벌의 배불리기에만 앞장선다면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미래부가 국민을 위한 주파수 정책을 수립하고자 한다면 당장 700MHz 주파수 정책에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백지화해야 한다. 동시에 재난재해 시 무료 보편적인 지상파 방송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공공의 자산인 700MHz 주파수는 재난망과 방송용으로 활용돼 오로지 국민 안전과 시청자 복지를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
-통신 재벌 배불리는 주파수 알박기 당장 중단하라! –국민의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라! –광개토 플랜 밀어 붙이는 최양희는 각성하라! 2014.10.14 방송인총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