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N-스크린 순조롭지만..

방송사 N-스크린 순조롭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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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선보인 KBS의 ‘k플레이어‘가 폭발적인 반응으로 보인데 이어 10월 1일 N-스크린 시장에 뛰어든 MBC의 ‘pooq’이 한 달만에 가입자 1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약 3개월이 지난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의 뉴미디어 연착륙은 대체적으로 순조롭다는 평이다.

우선 KBS의 ‘k플레이어‘의 경우 KBS 1, 2TV와 라디오 채널까지 10개 채널을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하루 약 4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KBS는 지난해 OBS와 극동방송 등과 함께 통합 라디오 앱 ’R2’를 만든 것과 같이 자사의 플랫폼에 다른 방송사를 포함시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즉 공영방송으로서 N-스크린 분야의 헤게모니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MBC는 ‘pooq’을 통해 N스크린 시대의 강자로 부상하는 한편 다른 방송사와의 연대를 통한 ’공동전선‘을 펼치겠다고 나섰다. 현재 ‘pooq’에서는 실시간 방송은 무료, VOD는 유료로 진행하고 있으며 SBS와 SBS 플러스 채널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SNS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친구들과 2분 길이의 영상을 서로 퍼 나르며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으며 현재 특허 출원 중인 CRI(Contents Related Information)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신기술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리고 SBS의 경우 현재 MBC와 ‘전략적 동거’를 이어가고 있지만 2006년부터 인터넷 라디오 방송 플랫폼인 ‘고릴라’를 통해 쌓인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발판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원래 N스크린은 지상파 보다는 통신사나 케이블 업계에서 먼저 시도했었다.

KT의 올레tv나우와 SK의 호핀, 그리고 LG의 유플러스 박스 등이 일찌감치 N스크린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었으며 특히 CJ헬로비전의 티빙은 22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티빙은 자사의 PP채널은 물론 지상파 방송까지 모두 스마트 기기로 볼 수 있도록 함으로서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지상파 방송사들의 N스크린 영향력 확대가 점점 현실화 되면서 통신사와 케이블 위주의 시장 판도에 커다란 판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즉 다양한 킬러 콘텐츠로 무장한 지상파 N스크린의 발전이 기존의 시장지형을 모두 바꿔버릴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상파 N스크린 발전도 변수가 있긴 하다. 바로 ‘유료화’부분이다.

복수의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은 현재 각 사의 N스크린 수익은 수수료와 미비한 VOD 서비스료 뿐이며 이러한 수익구조로는 계속 N스크린 서비스를 이어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CJ헬로비전의 티빙처럼 아예 유료화로 전환하기에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으나 최근에는 MBC의 ‘pooq’이 전격적으로 유료화 된다는 발표가 있기도 했다.

즉 N스크린 서비스는 ‘투자’의 개념으로 뉴미디어의 발전 연장선상에서 계획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부가 서비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익구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전문가들은 “지상파 방송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추구하지 않는가, 그런데 시대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시청 방식으로 패턴이 변하게 되면 당연히 N스크린에 지상파가 투자하는 것이 옳다”며 “즉 시청 패턴이 변한 만큼 지상파는 무료보편의 서비스를 추구하기 위해 시청자에 맞는 N스크린을 개발해야 하며 이에 대한 수익구조는 감안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의견에 전격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하는 전문가들의 숫자가 더 많다. 그들은 “시청자의 시청 패턴이 변경됨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도 그에 걸맞는 플랫폼으로 변경하는 것에는 당연히 찬성하지만, 새로운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방송사가 더 많은 부담을 ‘당연히’ 져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지상파 방송사는 시청자의 눈높이에 걸맞는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에 맞는 기술수준을 극대화 하는 것이야 말로 ‘무료보편적 서비스’의 구현이 될 수 있으며 현실적인 수익 모델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지상파 콘텐츠를 자사의 이익을 위해 무료로 활용하던 케이블 사업자들의 재송신 사태 중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연히 국민의 것이어야 하는 콘텐츠를 자신들의 유료 방송 플랫폼에 포함시켜 수익을 내온 CJ헬로비전의 티빙에도 일정정도 대가산정을 물어야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는 훌륭한 콘텐츠와 혁신적인 기술로 각광받으며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지만, 앞으로 풀어나갈 문제도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