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지난 3·20 사이버 테러 공격 이후, 방송사의 정보보호 필요성이 높다며 지상파 방송 4사(KBS·MBC·SBS·EBS)를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 송출시스템을 특별 관리하는 것은 ‘언론사찰’이라는 반발이 광범위하게 퍼지며 상황은 복잡해지고 있다. 게다가 일련의 작업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실무 총괄을 맡는다고 알려져 반발은 더 커졌으며, 당장 지상파 방송사의 조직적인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
이런 상황에서 24일 열린 ‘방송사 대상 정보통신기반 보호제도 설명회’에서 정부는 언론사찰 의혹을 해소하고 오해를 풀기위한 자리를 마련했으나 논의 당사자인 방송사 인사들이 모두 퇴장해 결국 행사 자체는 파행을 빚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설명회에 참석하려하자 주최측은 피켓을 내려놓으라고 압박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뒤이어 무리한 취재 자제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도 집단퇴장하면서 결국 설명회 자체가 파탄난 것이다.
하지만 타 분야 참석자들의 요구로 우여곡절 끝에 설명회는 진행됐다. 그리고 이날 설명회에서 미래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방송사들의 ‘언론사찰’ 우려에 대해 적극 해명했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정부가 지정조사를 통해 방송사 내부 자료에 접근해 언론사찰을 할 우려가 있으며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방송사를 추가하는 것이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대선 선거개입 등으로 신뢰를 잃은 국정원이 실무 책임자라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의사를 확실히 하고 있다.
한편 한국방송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에 이어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등 방송현업 3단체는 24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상파 방송사를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해 사실상의 언론사찰을 감행하는 정부의 시도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