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발전계획 발표 연기

방송발전계획 발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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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발표될 예정이었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 최종안 공개가 전격 연기되었다. 당초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최종안 발표를 조율하던 미래창조과학부는 회의 안건이 축소됨에 따라 발표시기를 미뤘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지상파 및 IPTV 사업자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발표시기는 다음 주 목요일 국가정책조정회의나 그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11월 14일 처음 등장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은 출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각 방송 사업자들의 규제 완화를 대책 없이 추진하는 한편, 유료방송 중심의 UHD 발전을 추진하고 방송산업발전과 전혀 관계가 없는 케이블 MSO에 대한 8VSB 허용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11월 14일 공개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은 ‘방송에 대한 철학이 없다’는 비판과 함께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미래부를 겨냥해 계획안 협의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감정싸움도 치열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안 추진을 주도적으로 끌어간 미래부는 최종안 공개를 재차 천명하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불만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는 지적을 무시하고 ‘박근혜 정부 첫 방송정책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최종안 공개 하루 전인 12월 4일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12월 5일 최종안의 내용이 11월 14일 초안과 대동소이 하다는 분석이 이어지자 지상파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이에 한국방송협회와 방송인총연합회는 12월 4일 63컨벤션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료방송 중심의 UHD 전략은 시청자의 고품질 미디어 시청권을 박탈하는 행위며,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사에 할당하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완성하기 위한 초석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들은 미디어 선순환 구조 마련을 위해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및 의무재송신 확대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방송 사업자들이 최소한 공정한 환경 속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의 계획이 변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종합편성채널 특혜인 8VSB 허용을 포함한 정부의 계획안을 전면 폐기하고 지상파 중심의 UHD 전략을 추진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해 대정부 압박의 수위를 올렸으며 12월 5일 최종안 발표가 있을 경우 서울 프레스 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도 케이블 MSO에 대한 8VSB 허용을 문제 삼아 최종안 발표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8VSB 전송방식 허용이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에 역행하는 것으로 방송 콘텐츠 불법사용 확대로 번져 종국에는 콘텐츠 시장 피해, 유료방송 시장의 저가화 고착, 채널 수 감소로 아날로그 TV 시청자의 시청권 제한 등 많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다만 케이블 측은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미래부도 결단을 내렸다. 미래부 관계자는 12월 4일 오후 5시경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좌초되는 것은 아니다”는 전제로 “최종안 발표를 예정대로 진행할지, 연기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4일과 5일 사이 미래부는 결국 최종안 발표를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 최종안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초안의 내용과 대동소이 하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책의 철학이 없다’는 비판이 상존하는 부분은 여전히 부담이다. 게다가 유료방송 중심의 UHD 정책의 추진은 결론적으로 통신사의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공동 연구반 및 협의체의 근간을 뒤흔드는 뇌관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