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김종국 MBC 사장과 지역 계열사 18개 사장단이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의견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이후, 같은달 29일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이 ‘위기의 지상파, 새로운 활로의 모색 세미나’에 참석해 사실상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천명하자 그 후폭풍도 거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줄고 있지만 재송신 수신료, 프로그램 판매료, 지상파 계열PP 매출 증가로 전체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가 하면 논란이 되고 있는 수신료 현실화가 사실상 KBS의 광고를 줄이고 종합편성채널 등에 대한 특혜로 이어지는 일종의 전략이라는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얻고 있는 종편이 지상파에 비해 무려 30배에 육박하는 광고 매출 성장곡선을 그린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광고’라는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각축전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지상파 MMS 등 민감한 방송기술과 관련될 경우 자칫 사업 당사자들의 눈치싸움으로 방송계 전체가 ‘시계제로’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광고시장에서 가장 큰 논란은 지상파 중간광고다. 사실상 방통위에서 전격허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유료방송은 시청자들의 반발 뒤에 숨어 사태를 관망하는 눈치지만 내심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중간광고는 시청권 침해다’는 주장과 ‘모바일 및 다운로드 문화 등 다양한 시청행태의 변화로 중간광고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대세다’는 논리가 정면충돌하며 사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방통위와 지상파 방송사가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는 한편 지상파의 전체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부분과 광고매출의 하락을 조리있게 설명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동시에 수신료 현실화에 미치는 영향을 날카롭게 분석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시장의 포식자로 급부상한 종편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개국 당시부터 문제가 되었던 방송 광고시장의 파괴가 현실화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2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종편 4사의 올해(1~9월) 광고매출은 1,606억원으로 지난 2012년 동기 대비(,1242억원) 29.3% 성장했다. 지상파 방송의 광고매출이 같은 기간 동안 662억원 감소해 -6%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구나 지상파 방송의 경우 올해 말 기준 방송광고 예상매출액은 1조 4,000억원으로, 전년(1조 5176억원) 대비 7.7%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유승의 의원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지상파 방송은 다양한 광고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 종편은 지상파 대비 현저하게 자유로운 방송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율광고 영업 및 모기업 신문사의 직간접적 지원으로 인해 종편이 방송광고 시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및 광고 포식자 종편문제, 여기에 복잡하게 얽힌 수신료 현실화와 상대적인 유료방송 광고지원 현안과 별개로 ‘방송광고’라는 아이템이 지상파 MMS 등과 같은 휘발성 짙은 사안과 연결될 경우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통위가 지상파 MMS에 대한 광고허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만약 이러한 빗장이 풀릴 경우 지상파의 광고매출 하락과 총매출액 증가라는 두 개의 팩트가 서로 충돌한 개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자칫 수신료 현실화나 기타 방송사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담론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지상파 MMS의 공익적 활용을 위한 최소한의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방금 설명한 사태는 충분히 실현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