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정부가 인터넷TV(IPTV) 사업자의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율을 전체 방송 매출의 0.5%에서 1%로 2배 인상하기로 했다. 반면 가입자 감소 및 매출 감소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케이블 사업자의 경우 징수율을 낮춰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방발기금 분담금 산정 및 부과에 관한 세부사항(고시)’을 행정 예고했다. 미래부는 7월 26일까지 관련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방발기금은 2000년 방송법에 따라 방송 진흥 사업 및 문화‧예술 진흥 사업을 위해 방송발전기금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설치됐으며 방송위원회가 운용하다가 2008년 2월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로 변경됐다. 이후 2010년 3월 제정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24조에 따라 방송통신의 진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롭게 설치됐다.
방송과 통신 분야의 진흥 지원이 목적이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방송 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방발기금을 납부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방송 광고 매출액 대비로 산정하며 그 외 사업자는 전년도 방송 서비스 매출액, 방송 광고 매출액, 방송 사업 관련 영업 이익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산정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IPTV 가입자 수가 올해 4월 기준 1,3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지난 2009년 IPTV 상용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매출과 수익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케이블 방송 등 다른 유료방송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방발기금 징수율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방통위가 발표한 ‘2015 회계연도 방송 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의 지난해 방송 매출은 1조9,088억 원으로 전년대비 4,216억 원(28.3%) 증가했다. 수신료 매출이 1조2,013억 원에서 1조5,018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홈쇼핑송출수수료매출도 1,754억 원에서 2,404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전체 방송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전년 대비 2.4%포인트 증가한 12.5%로 14.7%를 차지한 케이블 방송과의 격차도 줄어들었다.
IPTV와 달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지난해 매출은 2조2,590억 원으로 전년대비 3.7% 감소했다. 미래부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SO의 연매출이 100억 원 이하면 1%, 100억 원 초과 200억 원 이하면 2%, 200억 원 초과는 2.3%로 징수율을 조정했다. 위성방송 사업자의 징수율은 기존대로 1.33%다.
개정안이 반영되면 올해 케이블 사업자들이 내야 할 방발기금은 약 386억 원으로 50억 원 가까이 줄어들고, IPTV 사업자들은 약 85억 원이 증가한 169억 원 정도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IPTV 업계는 “가입자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매년 적자가 나고 있고, 지상파 재송신료(CPS) 및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수신료 인상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존 징수율이 유지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유료방송 업계에선 “IPTV 사업자들은 통신과 방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 판매함으로써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IPTV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만큼 미래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