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이사를 선임한 지 열흘이 흘렀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 선임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언론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이하 방송독립시민행동)’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주최한 ‘2018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가 8월 2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김장겸·김재철 체재에서 요직을 맡아 불공정 보도, 부당노동행위 등의 책임자로 지목돼 자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김도인·최기화 방문진 이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두 사람의 선임을 위해 방통위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이효성 방통위원장의 발언으로 사실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에 대한 질타가 계속됐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사태를 ‘방문진 쇼크’ 또는 ‘방문진 참사’라고 부르고 싶다”고 사건 당사자들을 비판했다. 더불어, 일선에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방통위가 정치권의 압력에 휘둘린 것 또한 묵과할 일이 아니라며 “현행 방통위에 촛불이 명령한 언론개혁 과제를 맡겨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 역시 “흔히 정치권이 착각하고 있는 게 국회가 방통위 구성에는 권한을 행사하게 돼 있지만, 추천 권한과 운영의 권리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정치권의 잘못된 의식을 꼬집었다.
이어 “공영방송 이사회에 보수가 아예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모두가 들어와서 공영방송을 위한 우리 사회의 합의점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이상향과는 달리 공영방송 이사회가 정쟁의 판밖에 되지 않는 현 상황을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방문진 이사 선임의 문제점으로 성 평등과 지역성 또한 지적됐다. 지난 방문진 이사는 9명 중 1명이 여성이었으면 이번 신임 방문진은 9명 중 2명이 여성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9명 중 2명이라는 것은 명맥만 유지한 것뿐”이라며 “여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으려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평했다.
박민 전북참여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지역성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설명하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냐”라고 개탄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를 반드시 일정 비율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사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공영방송의 사장 추천 권한이 이사회에 있으며, 수도권과 지방 간 이해 상충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지역을 대표할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