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찍어내기 식으로 해임하는 것 즉각 중단해야”
[방송기술저널 장안정 기자]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2월 20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또다시 항의 방문했다. 지난 10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 이사 선임 진행에 대한 항의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방통위는 12월 11일 오전 비공개회의를 갖고 비위 경중이 큰 강규형 KBS 이사에 대한 해임건의안 의결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감사원이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에 대한 KBS 이사진의 인사 조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KBS 이사진 업무추진비 집행 감사 요청 사항’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업무추진비를 사적용도 등에 사용하거나 사적사용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시간, 장소, 용도에 사용하고도 객관적인 증빙자료 제출이나 소명을 하지 못해 회계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며 “비위의 경중을 고려해 해임 건의 또는 이사연임추천 배제 등 적정한 인사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방통위원장에게 통보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퇴직자를 포함한 11명의 KBS 이사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총 2억 7,765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했으며, 이 중 약 1,175만 원의 업무추진비가 사적용도 등 집행이 금지되는 용도로 쓰였음이 확인됐다.
이에 방통위는 강 이사에게 해임건의안을 사전 통지한 후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쳐 해임건의안 의결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강 이사가 해임되면 KBS 이사회는 여야 구도가 역전된다. 이후 보궐 이사가 선임되면 MBC의 절차를 그대로 밟아나갈 수 있다.
자유한국당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언론 장악을 위한 이런 식의 인민재판식 탄압은 군사정권에서도 없었다”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제1야당으로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찍어내기 식으로 공영방송의 야당 인사들을 해임시키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방통위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도 직접 감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방통위원들이 얼마나 올바른지, 해임 처분이나 청문회를 실시할 자격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강 이사가 청문회를 연기해달라 했는데 그걸 받아주지 않는 것은 찍어내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항의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저희 업무성격상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잘 새겨듣고, 방통위원들과 상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