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의원 ‘수신료와 전기 요금 분리 고지’ 법안 발의 ...

박주민 의원 ‘수신료와 전기 요금 분리 고지’ 법안 발의
“시청자의 방송 및 수신료 납부 선택권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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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의원[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TV 수신료를 전기 요금과 분리시켜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4월 3일 발의했다. 매년 주요 되풀이되고 있는 수신료 전기 요금 분리 고지 요구가 이번에는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은 실제 KBS 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KBS에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1994년 이후 KBS는 수신료를 직접 징수하지 않고 한국전력공사에 수신료 징수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수신료 징수 업무를 받은 한전은 수신료와 전기 요금을 결합해서 한 장의 고지서에 합산된 총액을 고지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수신료를 내고 있다는 인식 없이 매월 2,500원의 수신료를 전기 요금과 함께 납부하고 있으며, 납부 비율은 약 98%에 이른다.

이 때문에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지난해 “수신료를 분리해서 고지해달라”며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원심과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재판부는 전기 요금에 수신료를 통합해 징수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전이 수신료와 전기 요금을 결합해 징수함으로써 국민이 받는 불이익이란 이미 확정된 수신료 납부 방식을 변경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부담에 불과하다”며 “불이익이 결코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 역시 “수신료는 법적으로 공익사업의 경비를 조달하는 특별부담금의 성격을 지녔다”며 “수신료와 전기 요금을 결합해서 징수할 경우 징수하는 비용이 현저히 줄어들고 수신료 납부 수치도 증가하는 등 공영방송 시행을 위한 경비 조달이라는 공익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신료와 전기 요금을 한꺼번에 징수함으로써 생기는 공익이 불이익보다 크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전기 요금과 수신료를 한 장의 고지서로 청구하는 현 제도 아래에서는 수신료를 분리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런 상황은 소비자가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인 시청 거부와 그에 따른 수신료 납부 거부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현 제도로는 수신료 환불도 어렵다. 무소속 윤종오 의원은 지난해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신료에 대한 민원 중 TV 미소지자에 대한 부당 징수에 대한 이의제기가 2012년 이후 매년 9만여 건으로 끊이지 않고 있지만 수신료가 전기료 고지서에 포함돼 있어 수신료 징수에 대해 인지를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오랜 시간이 지난 경우 TV 미소지에 대한 소명이 어려울 뿐 아니라 환불을 받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며 수신료 부과와 환불 과정에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현재 박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수신료 업무를 위탁받은 기간이 자신의 고유 업무와 결합해 고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향후 한전은 자신의 고유 업무인 전기 요금 납부 고지와 KBS로부터 위탁받은 업무인 수신료 납부 고지를 결합해 할 수 없게 되고, 소비자는 전기 요금과 수신료가 각각 분리된 고지서를 받게 된다.

박 의원은 “시청자의 방송 및 수신료 납부 선택권 보장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