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광고 없는 채널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박 사장은 12월 1일 열린 MBC 창사 60주년 기념사에서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고 시청자들께 보답하기 위해 내년에 정부가 권장하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Multi-Mode Service, MMS) 기술을 활용한 MBC2 채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MMS는 하나의 채널 대역 내에서 여러 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상파 MMS가 활성화되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MMS를 실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EBS가 사교육 경감과 무료 보편 교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 EBS2를 시범 서비스하고 있고, KBS도 해당 기술을 활용한 재난방송전문채널 신설을 추진 중이다.
박 사장은 “MBC2 채널은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광고 없는 시민들의 콘텐츠로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콘텐츠 제작자들의 작품 중 품질이 높은 것을 골라 제작비를 지원하고 저작권도 제작자에게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 MBC의 콘텐츠도 포함시켜 지역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 재난 상황에서는 충실한 재난 보도 채널의 역할을 하는 등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살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영방송 MBC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MBC도 수신료 등의 공적 재원을 지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5월 열린 한국방송학회 ‘공영방송의 철학, 제도 그리고 실천’ 웹 콜로키움 자리에서 “MBC가 공영방송으로 분류되지만 공적 재원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수신료는 특정 방송사에만 주는 기금이 아니라 공영방송 전체 사업의 경비 충당을 위한 것인 만큼, MBC가 수신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사장은 MBC의 성과를 내세우며 내년 콘텐츠 투자도 늘리겠다고 했다. 그는 “10월 말 기준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훌쩍 넘어 섰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콘텐츠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MBC는 내년 드라마 제작에 1,300억 원을 투입하고 제작편수도 올해보다 2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또 국민 드라마 ‘수사 반장’ 리메이크를 포함해 대형 사극과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사장은 “MBC는 더이상 지상파방송이 아니라 지상파 플랫폼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라고 선언한 뒤 △압도적인 K-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MBC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MBC △민주주의와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영방송 MBC 등 3가지 비전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