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수신료 징수방식에 대한 의견을 요청한 것을 두고 “절차상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4월 5일 성명을 통해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민제안 투표시스템에서 동일인의 중복 투표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여론 수렴 방식의 객관성 상실로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성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3월 9일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TV 수신료 징수 방식(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최근 대부분 가정에서 별도 요금을 내고 IPTV에 가입해서 시청하거나 넷플릭스 같은 OTT를 시청하는데, 전기요금 항목에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납부하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통령실 국민제안을 통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신료 통합 징수 방식을 두고 여러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수신료 징수 방식이 적절한지, 보다 합리적인 징수 방식이 있는지, 나아가 수신료 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국민의힘은 당 공식 페이스북에 국민제안 링크를 올려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협위원장 등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등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며 “공영방송 재원에 대한 정책적 고려 없이 객관성을 상실한 졸속적인 여론재판식 조사로 수신료 개편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윤석열 정권 내내 지속하고 있는 언론장악을 위한 수순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한 명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바꿔가며 로그인 할 수 있어 중복으로 찬반 투표를 할 수 있고, 구글 계정의 경우 다수의 계정 생성이 가능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식으로 악용한다면 국민제안의 여론 자체를 조작할 위험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국민의힘과 극우시민단체들이 각종 SNS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여론전을 벌이고 있어 이미 국민제안의 취지 자체가 정치적 의도에 의해 퇴색됐다”며 “중복투표, 지지자 동원 등으로 얼룩져 공정성과 신뢰성마저 상실한 국민제안을 근거로 현 정부가 수신료 분리 징수를 거론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