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공영방송 지배구조 기득권 포기 의지 안 보인다”
민주당, 공영방송 이사선임 불개입 선언 추진…“입법 논의 속도 내겠다”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긴급 협의를 진행했다.
언론노조는 7월 21일 오전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윤 원내대표, 민주당 소속인 이원욱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위원장, 조승래 과방위 간사, 김승원 미디어혁신특위 부위원장, 한준호 원내 대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 참여 공영방송 법안’ 등 언론개혁 입법에 대해 1시간가량 긴급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는 14일 언론노조가 윤 원내대표의 경기도 구리시 지역구사무실에서 벌인 ‘국민 참여 공영방송 입법 지연’ 항의 농성을 풀면서 성사된 것이다. 당시 언론노조는 ‘7월 내 가시적이고 예측 가능한 법안 처리 표명’ 등을 요구했다.
이날 언론노조는 송영길 당 대표와 김용민 미디어혁신특위 위원장 등 당내 지도부가 ‘6월 내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 포기’와 ‘국민 참여 법안 처리’ 등을 국민 앞에 약속하고도 7월 국회에서조차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을 강력히 항의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민주당이 징벌적 손배제 등 다른 언론 관련 법안 처리에는 속도를 내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논의를 미루는 것은 ‘기득권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이미 KBS 이사회,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관련 이사 지원·추천 절차가 시작되면서 이번에도 다시 정치권이 공영방송 이사·사장 선임 과정에 개입해 언론장악 논란을 되풀이하고 개혁은 말로만 그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민주당의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확인하고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하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 여당부터 선도적으로 개입하지 말 것 △국민 참여 공영방송 법안의 입법 시간표를 7월 안에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당내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또한 “공영방송에 국민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 논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언론노조는 긴급 협의 다음 날인 22일 성명을 통해 “12년 전 국회의사당에서 (미디어법) 날치기를 규탄하며 언론자유를 수호하겠다고 외쳤던 민주당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해고와 징계를 무릅쓰고 모든 것을 던지며 싸우던 언론 노동자들의 희생 앞에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약속하며 기득권 포기를 말하던 민주당의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은 뒤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는 “촛불 시민들이 만든 기회를 통해 집권한 정부 아래서는 민주주의의 보루인 언론자유가 더 이상 위협받지 않으며, 권력으로부터 정치적 독립은 제도적으로 보장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거대 양당의 지겹도록 익숙한 무책임과 박멸되지 않은 언론장악 DNA 아래 12년 전과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아니 더 곪을 대로 곪은 7월 22일을 다시 마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