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미투 운동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피해 상황을 선정적·자극적으로 묘사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달하는 등 2차 가해를 일삼은 TV조선의 <TV조선 뉴스 9> 등의 방송 프로그램이 ‘행정 지도’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3월 27일 회의를 열고 성범죄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종합편성채널 보도 프로그램과 지상파 라디오가 2차 가해와 다름없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유의할 수 있도록 행정 지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TV조선의 <TV조선 뉴스 9>는 현직 검사의 과거 성추행 피해 폭로 소식을 전하면서 성추행 당시 상황을 상세히 소개하고, 관련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삽화를 자료 화면으로 방송해 행정지도인 ‘의견 제시’를 받았다.
채널A의 <뉴스 TOP10>은 남성 연기자에 대한 성범죄 폭로 관련 대담 과정에서 피해자의 SNS 게시글 삭제 이유를 사실과 다르게 방송해, 위원 전원 합의로 행정 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또한, iFM의 <이종근, 장한아의 시사포차>는 ‘이윤택 성폭행 사건’ 관련 내용을 전달하면서 해당 피해자가 SNS에서 언급한 피해 내용을 출연자가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하는 등 성범죄를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해 위원 전원 합의로 행정지도인 ‘의견 제시’를 결정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최근 미투 운동 관련 보도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 보도 행태로 인한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사의 각별한 주의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행정 지도를 결정했다”며, “향후 동일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엄중히 심의해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출연자가 6세 아들을 데리고 친구들과 함께 낮에 술을 마시는 내용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패션앤의 <별거가 별거냐> △출연자들이 이른바 ‘식초주’를 만들고 게임 벌칙으로 해당 술을 수차례 마시는 장면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ETN, 채널W의 <플랜맨>에 대해 각각 ‘권고’를 결정했다.
또한, 지상파 드라마에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칠 우려가 있는 욕설과 비속어, 욕설을 연상시키는 표현 등을 방송하고 이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일부 편집해 재방송한 SBS <키스 먼저 할까요?>에 대해 위원 전원 합의로 ‘권고’를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