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2차관에 김용수 방통위원 선임

미래부 2차관에 김용수 방통위원 선임

2001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방통위 인사권 되찾기 위한 선택?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방통위원을 미래부 차관으로 임명한 것은 꼼수” 비판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에 김용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6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미래부와 국방부, 외교부 등 6개 부처 차관을 임명했다.

김 신임 차관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2006년 정보통신부 장관정책보좌관, 2010년 대통령실 방송정보통신비서관실 선임행정관, 2013년 대통령 미래전략수석비서관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 2014년 미래부 정보통신방송정책실 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5년부터는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 실장을 맡았다. 또한 지난 4월 6일부터는 방통위 4기 상임위원으로 임명을 받아 방통위원으로서 활동을 해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직 방통위 상임위원이 정부부처 차관으로 임명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다들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며 “미래부와 방통위 내부에서도 깜짝 놀란 것 같긴 하지만 내부에서는 ‘잘됐다’는 반응이 더 우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진행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 설치법)에는 상임위원 재직 이후 공직에 몸담을 수 없다는 별도의 조항이 없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이번 인사가 지난 정권에서 임명한 방통위 상임위원 인사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김 신임 차관을 방통위원으로 임명했을 당시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논평을 통해 “김용수 미래부 실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김기춘 라인’, ‘정통부 마피아’의 대표적 인물로 꼽혔으며, 청와대에 남아있는 인사들과 현직 장관까지 나서서 밀었다는 후문이 있다”며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고,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을 통해 “방통위 알박기 인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김용수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래전략수석비서관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방통위를 해체하려 했고, 실패한 정부 조직인 미래부를 신설하고 나중엔 자신이 만든 조직에 자리를 잡은 인사”라며 “인물 자체로 이보다 더 나쁜 선택은 없다”고 말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방통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위원장을 비롯해 정부 추천 상임위원 1인, 국회 추천(여당 추천 몫 1인, 야당 추천 몫2인)으로 구성되는데 김 신임 차관의 경우 지난 정권에서 정부 추천으로 진행했기에 말이 많았다”며 “미래부 차관으로 임명됨으로써 현 정부가 다시 방통위원을 추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신임 차관의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자유한국당에서는 “전례 없는 방통위원 빼가기 인사로, 언론장악 꼼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6월 6일 서면 논평을 통해 “임기 3년을 보장하는 상임위원을 돌연 미래부로 보낸 것은 방송 장악을 위한 예정된 시나리오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상임위원을 면직하고 차관급 인사를 단행한 것은 전 정권 인사를 빼내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방통위에 앉히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6월 7일 “방통위원에 임명된 지 두 달밖에 안됐는 미래부 차관으로 발령한 것은 꼼수 중에 꼼수”라며 “지명을 철회하고 방통위원 근무를 그대로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