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유료방송의 8VSB 허용안에 강력한 동력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달 종합편성채널을 비롯해 케이블 SO 및 IPTV, 위성방송 사업자를 소집해 의견을 수렴한 미래부는 8월 5일 2차 회의를 열고 8VSB 허용안에 대한 구체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물론 지난달 회의에 불참한 지상파 방송사의 회의참석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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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래부는 시청자 편익에 방점을 찍은 유료방송 8VSB 허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난도 만만치 않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청자 편익’이라는 다소 모호한 기준으로 지상파 MMS 및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정하려 하는 것처럼, 미래부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해당 사항을 결정하려 한다는 반박이 거세기 때문이다. 즉, 미래부가 다분히 특정 사업자의 특혜성 시비에 휘말릴 아이템을 자의로 정해놓고 ‘국민이 원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게다가 미디어 사안에 접근할 때 무조건 시청자 편익의 측면에서만 따진다면 균형잡힌 관련 산업 발전은 요원하다는 논리도 있다. 시청자는 당연히 다양한 미디어 산업 서비스를 원한다. 그런데 맹목적으로 이러한 시청자의 편익만 따라가게 된다면, 미디어 산업의 중심은 자극적이고 즉흥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단단한 미디어 인프라 구축을 등한시하고 단지 시청자가 원한다는 이유로 막무가내 유료방송 특혜를 남발한다면 미디어 포퓰리즘이 따로 없다는 뜻이다.
물론 미래부도 미디어 포퓰리즘의 폐혜와 이에 따른 기회비용을 따져보는 노력을 신중하게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부 내부에서도 무조건적인 유료방송의 8VSB 허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기류가 읽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한편 미래부는 유료방송의 8VSB 허용이 종국에는 종편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8VSB 변조 방식을 지상파 이외에도 허용을 할지와 관련한 유선방송기술기준 고시 개정 여부를 결정는 것이 미래부의 역할이며, 어느 채널을 8VSB로 보내도록 허용할지는 SO들의 권한”이라고 답하고 있다. 즉, 현재 진행중인 미래부의 8VSB 연구반 활동은 법적인 제약을 풀어주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할 주체는 플랫폼 사업자인 케이블 SO라는 항변이다.
그러나 만약 유료방송의 8VSB 허용이 결정되면 인기 케이블 PP 및 종편 등은 당연히 8VSB 허용 대상이 되고 군소 PP는 퇴출될 것이라고 보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래부가 특혜논란에서 발을 빼기위해 그 책임을 케이블 SO에 전가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료방송에 8VSB를 허용하는 나라는 전무하다. 8VSB는 혼신과 잡음에 강해 주파수 효율성이 낮아 당초 유선방송에 어울리는 전송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상파에 대한 8VSB 유선방송 전송 허용은 디지털 방송 도입 당시 쾀으로 변조할 경우 화질이 떨어지는 데 대한 불만에 따라 변조하지 않고 전송하도록 한 데서 시작됐다. 즉, 유료방송에 8VSB 방식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미래부가 유료방송 특혜시비와 더불어 군소 PP의 퇴출이라는 부담을 품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구결과 발표는 늦어도 10월에 나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