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클리어쾀 이의제기에 ‘불쾌’

미래부, 클리어쾀 이의제기에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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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로 예정된 클리어쾀 TV 서비스를 앞두고 위성방송인 KT 스카이라이프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KT 스카이라이프는 미래창조과학부에 정책 건의서를 제출하며 클리어쾀이 반쪽짜리 디지털 방송인데다 케이블 TV 사업자만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래부는 즉각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클리어쾀 TV가 저소득층에 한정된 서비스인데다 KT 스카이라이프의 반발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전격 허용으로 가닥이 잡힌 ‘KT 스카이라이프 DCS 상품과의 연계설’도 미래부의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KT 스카이라이프가 제기한 클리어쾀 TV 문제제기가 일정 정도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그 의도의 불순함은 차치한다고 해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클리어쾀 TV는 완벽한 디지털 전환의 산물은 아니다. 셋톱박스 없이도 고화질 미디어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지만 디지털 전환의 핵심적인 서비스, 즉 양방향과 같은 킬러 플랫폼 서비스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초 클리어쾀 TV가 등장했을때 미래부가 저소득층에게만 제한한다는 단서를 붙이지 않았다가 엄청난 반발을 겪고 나서야 110만에 달하는 저소득층에게만 해당된다는 조항을 달았을 정도로 클리어쾀 TV 자체에 대한 순수성도 의심받고 있다.

여기에 미래부가 KT 스카이라이프의 정책 건의서를 ‘불쾌’하게 여기는 중요한 논거, 즉 ‘저소득층에게만 제공되는 미디어 서비스를 왜 반대하느냐’도 묘한 대목이다. 현재 미래부는 케이블 SO의 8VSB 허용을 추진하며 양방향 등이 불가능한 절름발이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종합편성채널 등의 정치적 입김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동시에 현재 미래부 8VSB 연구반에서는 케이블 SO의 8VSB 허용이 받아들여질 경우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에도 이러한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전체 유료방송 플랫폼에 8VSB 허용이 결정되면 직접수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구는 디지털 전환의 온전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미래부가 8VSB로 가속화된 절름발이 디지털 전환을 클리어쾀 TV를 통해 설상가상으로 만들려 한다는 비판이 가능해진다.

사실 8VSB와 클리어쾀 TV는 유료방송 플랫폼을 핵심적인 미디어 산업의 가치로 받아들이는 현 정부의 심각한 패착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가 진정한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를 무료 보편의 가치로 확장시키는 방법을 찾기 보다는 유료방송의 밥그릇먼저 챙겨주려는 고약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클리어쾀 TV의 확장성과 폭발성을 재단하기에 앞서, 진정한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한 거국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