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평행선’ 논의
언론관계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위해 구성된 국회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27일 제2차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으나 ‘평행선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 추천 위원들의 입장 차이가 좁혀 지지 않고 있어 접전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디지털미디어시대의 방송규제’란 제목으로 기조발제에 나선 한나라당 추천 위원인 황근 선문대 교수는 “디지털 전환기에서 공익성을 명분으로 한 지나친 진입규제로 기존 사업자들과 신규 사업자들 간에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며 “과A잉규제 완화는 디지털미디어시대의 대비와 경직된 방송구조 개선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동안 금지되어 있던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보도PP에 대한 대기업과 신문사․통신사의 진입허용을 담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이 구조적 진입장벽을 본격적으로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이는 최근 경제악화로 인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자본 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장기적인 경쟁체제 도입으로 경영 효율화 등을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측 추천 위원인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몰락하는 신문시장과 추락하는 방송시장에 대한 처방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처방은 이들의 공론자 역할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신방겸영에 따른 신문사의 방송시장 진입에 있어 가장 큰 논란이 되어 왔던 ‘여론 독과점’에 대해 황 교수는 “사회적 영향력에 있어서 방송사의 우월성, 신문 방송 겸영 시 신문사의 주도적 역할”에 의문을 제시했다. 신문사에 의한 여론 독과점은 과장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신방겸영으로 인한 거대 여론독점기업의 탄생, 다양한 여론에 대한 영향력과 같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사후규제 강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1980년대 레이건 정권 등장 무렵까지 50개에 달했던 미국 주요 언론사들이 20년 뒤인 부시 정권 때 5개 미디어 복합기업으로 통합됐다는 내용을 담은 「미디어 모노폴리」를 인용해 전면 반박했다. 그는 독과점 된 거대 미디어들의 정치권력․경제권력․사회권력 감시가 소홀해져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한국사회에서 이미 거대한 권력인 신문과 대기업집단에 방송미디어 소유를 허용한다는 것은 기득원에 반하는 ‘언로’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를 의미할 수 있다”며 “미네르바 구속 사건에서 드러나듯이 인터넷에 대한 강한 규제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기에 한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언론관계법과 관련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공영방송법’에 대한 논의도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