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국민위, 한발 한발 ‘진통’
회의공개 여부 · 운영소위 구성 · 지역공청회 횟수 모두 합의안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공동위원장 김우룡·강상현, 이하 미발위)가 20일 첫 회의부터 회의공개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면서 이후 험난한 일정을 예고했다.
한나라당 추천 김우룡 위원장이 회의 비공개를 요구하며 기자들의 퇴장을 요청하자, 민주당 추천 강상현 위원장이 즉각 반발하며 국회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며 맞섰다.
김우룡 위원장이 “미디어의 공공성 및 공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 뒤 “그러나 일부 세력의 집단이기주의와 이익을 위한 방패막이가 돼서는 안된다”며 비공개를 요청했다.
이에 강상현 위원장은 “김 위원장은 헌법과 국회법 좀 공부하고 왔으면 좋겠다”며 “예외적으로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된 사항은 공개를 안 하는데 이 회의가 그런 사항이냐”고 맞받았다.
결국 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회의 공개여부와 회의시간, 횟수, 전국 순회공청회 개최 횟수, 여론 조사 실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 본격적인 ‘미디어 법’ 논의는 시작도 못했다.
여야위원 4명으로 구성된 운영소위원회에서 제안한 △매주 1회 개최 △기본 2시간 30분, 1시간 이내 연장 가능 △지역 공청회 2회 등에 대해서도 위원들간 의견차가 심했다.
류성우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회의시간에 제한을 둬서는 안된다. 주말이든 주중이든 열심히 해야 한
다”고 말하는 한편 “지역 공청회 2회는 너무 적다”고 반발했다.
이에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도 “10분씩만 발언해도 3시간이다. 3시간 20분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면서 “지역공청회도 최소 6번이상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병헌 간사도 거들었다. “지역공청회에 전원 참석할 필요는 없다. 주관하고 참여할 수 있는 사람만 하면된다”며 “지역논의의 활성화를 위해 16개시도를 순회하자”고 말했다.
이에 반해 여당측 추천위원인 김영 전 부산 MBC 사장과 최선규 명지대 교수는 “회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2시간 30분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말하면서 “지역공청회도 시간의 효용성을 따져봤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운영소위원회 구성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운영소위원회의 구성을 1차 전체회의 시 나온 안인 양당 2인씩 추천한 4인으로 할지, 추천받은 4인에 공동위원장 2명을 포함한 6명으로 할지 등에 대해 또 다시 의견이 분분해졌다.
김 위원장은 "처음 회의에서 분명히 여야 각 2명씩 추천해 4명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당시 속기록에도 다 기록돼 있다"며 4인 운영소위를 주장했다.
그러나 강 위원장을 비롯해 이창현 위원 등은 "국회에서도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소위에 위원장이 참석한다"며 "이 문제는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사안인 만큼 위원장이 참석해야 한다"고 반대 주장을 내세웠다.
한편 문재완 위원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운영소위가 매우 중요한 듯 하다”며 “이렇게 중요하다면 여야만이 아니라 각 교섭단체별로 1명씩 추천하고 위원장 2명을 포함한 5명의 운영소위를 해야 한다”며 새로운 안을 제안했다.
조준상 위원은 “위원장을 제외하고 전체 6명을 소위 위원으로 해서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에서도 위원을 추천받는 것은 어떠냐”며 또 다른 안을 제시했다.
김우룡 위원장은 3시간여에 걸친 회의 끝에 “가능하면 표결처리 방식은 채택하지 않겠다. 소수의견도 존중하는 게 맞다. 사안에 따라 밤샘할 용의도 있다”며 중재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역공청회 문제와 여론조사는 아직 여유가 있으니 더 논의하기로 하고, 운영소위원회 구성도 좀 더 논의하자”고 했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결론이 난 것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의 약칭을 ‘미디어위원회’로 한다는 점 외에는 모두 추후 검토로 넘겨졌다. 오는 27일에는 각 당 추천 3명의 위원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내용을 발제하고 토론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100일 일정으로 신문법과 방송법, IPTV법, 정보통신망법(사이버모욕죄) 등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미디어관련 4대 쟁점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게 된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강화자 기자 duru070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