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방 방송주파수정책, DTV전환과 방송의 미래 보장 못해 !!
편집주간/SBS기술팀 부장 박 성 규
미국 모방형 주파수 정책 전면 재수정 요구
지난번 호에서 방송용 주파수는 전파영역의 그린벨트이자 근린공원이라 말할 수 있다고 하였다. 방송용 주파수를 국민 모두가 무료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봤을 때 한번 난 개발 되거나 영역이 줄어들면 원상회복이 어려운 것이 그린벨트와 그 성격이 닮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린벨트가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시민생활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무료보편적 서비스인 방송의 가치를 인정하고 방송용 주파수의 보호와 DTV전환용 주파수의 확대 및 남북한 공동주파수와 Return Channel을 비롯하여 차세대(2,3세대) DTV 전환용 주파수와 실험용 주파수 확보가 필요하며, 700MHz의 회절성과 전달력이 강한 전파특성을 이용한 이동중계용 M/W(Micro Wave) 용도 등 방송용 주파수의 활용 용도를 면밀히 검토하여 현재 방통위의 미국 모방형 방송주파수 재배치 정책을 전면 재수정 해 줄 것을 지상파방송사와 한국기술인연합회를 비롯하여 사회단체가 나서서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700MHz대역 경매 결과
최근 미국의 경우를 보면 방송용으로 사용하고 있던 CH52~CH69번(698~106MHz) 700MHz대 주파수를 회수하여 올해 1월부터 3월18일까지 경매를 진행하였다. 경매결과 191.2억달러(당시 약2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매수익을 올렸다. 경매주파수의 B블록은 AT&T에 낙찰되었고, Verizon Wireless은 C블록 대부분과 A블록 중요지역과 B블록 일부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신규사업자인 Frontier Wireless는 E블록을 할당 받았다, 이미 Ch55번은 오래 전부터 휴대이동수신방송인 MedioFLO를 준비해 온 퀄컴이 배정 받았으며, Ch54, 59는 지역통신사업자인 Aloha 등에 할당되어 사실상 700MHz 대부분의 대역을 통신과 인터넷 회사가 차지하게 되었다.
미국 지상파방송 사업자의 경고
덧붙여서 최근 11월 4일 FCC는 지역별로 TV방송 채널간 간섭방지를 위해 조금씩 남아있던 방송대역의 여유주파수인 White Space 마저 저 출력 인터넷 및 공공안전 용도로 사용 가능하도록 의결함으로써 Google 등 인터넷 사업자가 유력한 후보로 지목 받고 있으며, 지난번 유찰된 나머지 D블록마저 Google이나 퀄컴에 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FCC가 공공안전 용도의 D블록과 White Space마저 저출력 인터넷 등에 이용할 수 있도록 결정한 사실에 대해 미국의 지상파방송 사업자들은 “경매에 의한 방송주파수 할당이 기술혁신은 커녕 오히려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중인 기술체계의 변환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지상파방송 모바일방송 기회 상실과 주파수 고민
사실 미국의 지상파방송 사업자들은 이미 MediaFLO를 방송하고 있는 퀄컴이나 앞으로 무선 인터넷 및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선 보일 통신 및 인터넷 회사에 주파수를 모두 빼앗긴 상태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T-DMB나 기타 모바일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주파수를 박탈당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미국의 지상파방송사들은 할 수 없이 MMS(Multi Mode Service)형태로 ATSC-M/H를 이용하여 HD방송과 함께 동일채널에서 이동수신방송을 서비스해 볼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LG와 삼성의 ATSC-M/H 기술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ATSC-M/H기술은 ATSC 특성상 이동수신에 있어서 필수 요소인 SFN 구현 혹은 MFN환경에서 수신기의 채널 Hand Over기술 등 기본기술에서 제약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ATSC-M/H기술은 국내 가전사에 의해 수년간 기술개발이 이루어져 2세대 전송기술인 ATSC2.0에 LG와 삼성이 공동으로 제안하고 있어 미국의 환경에서는 어떻게 받아질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모바일방송 기술이다.
미국, 차세대방송 주파수 확보도 어려워
아울러 미국의 지상파방송사들이 미래에 차세대방송 서비스를 위해 사용할 주파수를 통신과 인터넷 회사를 상대로 경매에 의해 새롭게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1960년에 흑백TV방송, 1980년에 컬러TV방송, 2000년에 DTV방송을 실시한 국내방송환경 변화를 보면 약20년 주기로 방송기술의 세대가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7년 미국에서 시작된 MPEG-2와 MFN 바탕의 ATSC 전송방식도 벌써 10년 이상 사용된 낡은 기술이라고 봤을 때 차세대 DTV기술이 선 보일 때가 되었다. 이미 H.264와 SFN, IP-BASE, MISO 기술을 채택한 유럽형 2세대 전송방식인 DVB-T2가 등장하여 내년부터 영국에서 선 보이게 된다. 또 앞으로 Ultra-HDTV, 3D-HDTV 등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고품질 HDTV시대를 제3세대 DTV 시대라고 할 수 있다. 3세대 DTV는 압축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주파수 점유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우 앞으로는 경매에 의해 주파수를 사야 하고 그나마도 이미 통신과 인터넷에 대부분 넘어간 상태에서 지상파방송사가 차세대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을 지 의문이 간다. 만약 차세대(2,3세대)용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지상파방송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 할 수 있다. ATSC는 하향 호환성을 갖는 미국형 2세대 DTV전송규격 ATSC2.0 표준을 2009년도에 내 놓을 예정이지만 물리적으로 싱글캐리어가 갖는 약점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냐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DTV전환과 여유주파수의 효과
최근 우리정부는 미국의 방송용 주파수정책을 모방하여 DTV전환 후 700MHz대역(Ch52~69 : 698~806MHz)을 회수하여 경매를 통하여 통신과 인터넷 등에 할애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미국 모방식 방송주파수 회수와 방송목적 외 활용이 방송의 미래와 DTV전환에 얼마나 위협적인 정책인지 전면 재검토 해 봐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DTV 도입시기에 현재 관악산과 남산에서 사용하고 있는 DTV 채널인 Ch14~18번과 Ch62~68번 등이 군사용 및 도서.벽지 및 공공안전용 용도로 어느 정도 여유주파수가 있었기에 이러한 주파수를 이용하여 빠르게 전국적으로 DTV송신기를 배치해 나갈 수 있었다. 일본의 경우만 봐도 이러한 여유주파수가 없어 SFN방식임에도 불구하고 DTV송신 채널을 확보하는데 엄청난 돈을 들여 Analog 채널들을 하나하나 옮겨가면서 가까스로 주파수를 만들어 나간다고 한다. 방송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차세대 방송용 및 실험용 여유주파수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예가 된다.
차세대(2,3세대) DTV방송을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국내의 지상파 DTV방송도 2세대 DTV방송을 대비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2012년 DTV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ATSC의 수명도 절반을 넘겼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곧 2세대 DTV 전송기술이 실험에 들어가야만 한다. 향 후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의 많은 나라와 아직 DTV방송을 실시하지 나라들은 DVB-T2 등 H.264기반의 고압축.고효율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봐서 우리도 방송의 미래와 수신기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 실험용 주파수를 확보하고 차세대방송 송.수신실험 등을 할 수 있는 TEST BED를 구축해야 하며, 특히 인구 1000만이 넘는 수도권에 실험용 주파수를 많이 배치하여 상용화 실험을 할 수 있게 함으로서 방송기술 선점과 국산 수상기 수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방송은 서비스산업이지만 기술산업이기도 하다
방송은 서비스산업이기도 하지만 기술산업이기도 하다. 방송을 무료서비스 산업으로 간주하고 주파수의 수익성만을 강조하여 주파수를 통신이나 인터넷에 할애 하다 보면 정작 DTV전환이 국내와 국외에서 얼마나 큰 산업발전 요인인지를 간과하게 된다. 전국민의 TV를 이제는 짧은 기간 안에 모두 디지털로 바꿔야 하고 전국 송신기의 채널 변경과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함으로 주파수 문제와 방송사 인력 양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지금부터 정부와 방송사와 가전사가 힘을 합해 전력을 다해도 성공적인 DTV전환에는 어려움이 많다.
남북 공동주파수와 700MHz대역 이동중계용 주파수 이용
아울러 방송용 주파수는 남북한 문화와 전파교류 시대를 대비하여 남북한 공용 주파수와 전송방식을 준비해 둬야 한다.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 국토의 지형적 이유로 회절성이 좋고 서비스 반경이 넓은 특성과 DTV전환 후 여유대역으로 남아있게 되는 VHF 대역의 활용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지상파방송의 쌍방향 구현을 위해 지상파방송도 Return Channel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이미 여러 기술들이 나와있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지원과 의지가 필요하다. 우리의 IT기술들을 접목한다면 세계 최초의 지상파 Return Channel 기술 상용화와 산업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끝으로 현재 KBS와 MBC가 마라톤 중계 및 도심 이동중계 등에 사용하고 있는 750MHz 대역의 이동중계 M/W기술도 방송용주파수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방송 때 당선자 추적 이동중계에 선 보인바 있다. 일본의 경우도 NHK등 많은 방송사에서 가시거리(LOS : Line Of Sight)가 아니어도 아파트나 방해물을 지나서 잘 전달되는 700MHz대역의 특성을 잘 이용하고 있다.
DTV전환은 미래에도 계속 이어진다
이렇듯 방송용 주파수는 지상파방송에서 활용할 요소가 산재해 있고, 대국민 상대로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계속 이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논리에 의해 통신과 인터넷 사업에 주파수가 할애된다면 방송의 미래도 암울하다고 본다. DTV전환은 2012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미래에도 계속 이어진다고 봤을 때 현재 Ch51번 안으로 1세대 ATSC방송을 구겨 넣고 나머지 주파수를 서둘러 방송목적 외 활용으로 할애한다면 방송의 미래는 여기서 차단된다고 볼 수 있다. 방송용 주파수는 분명 계속 보호되고 효율적 사용을 위해 실험과 연구를 위한 지원이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