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안이 10일 상정됐다. 여야는 이번 국회에서 인상안 상정은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4월 국회부터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현재 물가 폭등, KBS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수신료 인상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인상승인안’을 상정했다. 문방위 여야 간사는 이번 주중 만나 KBS 수신료 인상안을 이날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4월 국회 회기 중 논의를 하기로 합의해, 지난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위원장 한선교)가 이 상정안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KBS가 제출한 수신료 1000원 인상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국회에서 최종 의결되면 광고는 현행대로 유지되면서 KBS 수신료는 현행 2500원에서 35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이에 대해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한선교 의원과 협의한 결과 ‘수신료 인상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다. 합의 처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전제하에 상정했다”며 “수신료가 인상되면 국민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KBS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정성 시비로 논란이 돼 왔지만, 공영방송 위상에 걸 맞는 재원구조는 매우 필요하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여론을 수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지난해 시민단체들이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KBS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김재윤 간사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민적 관심사인 수신료에 대해서 합의 처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안 관련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KBS 수신료 상정, 처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현실적으로 (수신료안)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매우 많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KBS가 공정방송과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는 자체 개혁안을 제시해야만 KBS 방송 수신료 승인안이 국회에서 원만히 건설적으로 토론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물가고에 추가로 1000원이 부담되는 논의이기 때문에 시민단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KBS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광고 폐지, 축소 문제가 본질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면서 “현재 KBS 이사회 구성, KBS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여권이 수신료 인상안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도 있어 시민단체쪽에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9일 논평<수신료 인상안, 문방위 상정도 안된다>에서 “KBS의 수신료 인상은 최소한의 여론수렴 과정조차 거치지 않고 정략적으로 추진되는 명분 없는 일”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무능으로 인해 서민들은 물가폭등·전세금폭등에 신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B나팔수 KBS’와 ‘조중동 방송’을 위한 수신료 인상에 여론이 싸늘한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한나라당이 수신료 인상안의 문방위 상정을 압박하고 나아가 수신료 인상안을 밀어붙인다면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민주당이)수신료 인상을 눈감아준다면 ‘정권나팔수 KBS’와 ‘조중동방송’을 위해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도 9일 논평 <민주당은 ‘조중동 방송’을 위한 수신료 인상 불가를 재확인하라>에서 “국민 호주머니를 한 푼이라도 더 털어서 ‘조중동 방송’에 퍼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보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민주당이)재차 상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