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위 국정감사 이모저모(1)

문방위 국정감사 이모저모(1)

456

사장님은 해외도피 중?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되었지만 핵심 증인이 대거 불참해 ‘김 빠진 국정감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9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초 문방위는 방송 분야에서는 공영방송 이사진 자격문제 및 공정 방송 파업의 건, 그리고 통신 분야에서는 휴대폰 보조금 문제의 건으로 7명의 증인을 요청했으나 채택된 7명 중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석규 YTN 사장,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 박종석 LG전자 부사장 등 4명이 불참했다. 여기에 환경노동위원회에도 불참선언을 한 김재철 MBC 사장도 원래 문방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고 가정하면, 이번 문방위 국정감사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린 셈이다.

 

“방통위 디지털 커버리지에 문제 많다”

전병헌 의원은 방통위가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98.6%가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이는 디지털방송 커버리지와 유료방송 가입 등을 근거로 한 것으로 KBS1 채널만의 커버리지로 다른 지상파는 이에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 의원은 “현재와 같은 방통위의 준비부족, 특히 디지털 난시청해소 사업이 미진했던 것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편파 방송, 심각하다

문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서 방송의 편파방송이 심각하다며 특히 대선정국을 맞아 “박근혜 캠프로 들어간 사람은 방송을 계속하는 반면 야당 캠프에 들어가니 방송에서 아웃되고 있다”며 이는 “대표적인 편파방송”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한 연예인 및 주요인사들은 지금도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문재인 및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의 경우 이 같은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방송사 파업이 줄기차게 이어졌지만 여전히 정치권의 언론장악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우 이사장 사퇴 안하는 이유, “뻔뻔해서”

공영방송의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는 비판도 많았다. 특히 양문석 방통위 상임의원은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상파 방송사가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논문표절 논란을 보도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동업자 보호가 가장 크게 작용했고 낙하산 경영진의 보도통제 때문”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재우 이사장이 사퇴하지 않는 이유에는 “뻔뻔해서 그렇다”는 쿨(?)한 답변을 납기기도 했다.

 

포털뉴스 공정성도 심각하게 훼손?

이번 국감에서는 포털에 게시되는 뉴스 제목의 글씨체도 논란으로 급부상했다. 여론 형성의 중요한 역할을 책임지는 포털이 뉴스 제목 글씨체를 통해 각인효과를 심어줄 공산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에 이상일 의원은 9일 방통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즈 대표에게 볼드체를 폐기한 네이트와 달리 다음이 계속 볼드체를 사용하는 이유를 추궁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특별한 정치적 연관성은 없으며 자신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포털 뉴스 편집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방통융합에 관심이 있기는 하나”

남경필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방통융합을 위해 탄생했음에도 규제완화 로드맵 같은 정책 비전없이 일회성 갈등봉합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IPTV를 비롯한 방통융합 플랫폼의 진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방통위의 무능을 지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계철 위원장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정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본다”고 답하자, 남 의원은 “실패 정책이 계속되는게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위성 DMB 종료의 건 및 케이블 규제 등을 둘러싼 방통위의 갈지자 행보도 도마위에 올랐으며 한 때 위성방송과 케이블의 정면충돌을 야기시켰던 DCS 논쟁에 대한 방통위의 ‘답답함’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의 질타가 이어졌다. 여기에 종합편성채널을 허용하면서 15~19번 채널을 케이블에게 양보시키고, 이에 케이블이 반발하자 은근슬쩍 방통위가 케이블 규제완화를 하려한다는 이야기도 공식적으로 거론되어 눈길을 끌었다.

 

   
 

방통위의 형편없는 연구용역 실태

이상일 의원은 “방통위 정책연구용역의 76%가 경쟁없이 단독으로 따낸 것”이라며 “서면평가로만 용역을 선정한 곳이 많다. 너무 방통위는 안일하게 용역을 맡기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는 각종 연구과제에 있어 어이없는 결정만 내리는 방통위의 정책적 패인 중 하나가 근거없는 연구용역이라는 일부의 의견이 적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야심차게 준비한 클라우드 서비스 인증제..“문제많다”

노웅래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KT는 방통위가 수여한 클라우드 서비스 인증을 받은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장애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이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방통위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클라우드 인증제가 실제적인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업계의 재앙으로 덮치는 현실을 분석한 것이다. 현재 KT는 이 같은 인증을 바탕으로 TV 광고까지 하고있다.

 

방통위 주파수 정책, 엉터리

2012년 12월 31일 이후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인해 700MHz 대역 주파수에서 무선마이크 이용이 금지되는 것과 관련해 방통위의 홍보부족도 도마위에 올랐다. 디지털 전환에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홍보 부족’이 또 방통위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이에 김한길 의원은 당장 내년부터 전국 노래방 등 업소는 물론 공연장, 종교단체 등이 대대적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해 홍보를 부족하게 한 방통위의 잘못을 지적했다. 또 이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 부재 및 로드맵 미설정을 조목조목 따지는 한편 노래방 업주들의 재산권 침해도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당 지적이 ‘다른 사안에 대하는 방통위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홍보부족의 경우 고압적인 방통위의 관료 제일주의가 낳은 폐혜며, 방통위가 재산권 침해를 대하는 태도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재산권 침해를 당하는 국민에게 마치 은혜를 베푸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하는 점과 노래방 업주의 재산권을 무시하는 행위는 동일한 선상에 있다는 분석) 또 논란이 되고 있는 화이트 스페이스 영역에서도 방통위는 화이트 스페이스를 슈퍼 와이파이 기술로 활용하더라도 난시청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동식 슈퍼 와이파이 기술을 확실하게 관리하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이번 무선 마이크 주파수 이동 사태에서도 보듯이 방통위의 ‘허풍’만 요란할 것으로 보여 많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그 외

통신비 문제는 국감의 ‘핫이슈’였다. 또한 코디마 회장 고액 연봉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 방통위의 MVNO 활성화도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2015년까지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입주할 방통위 산하기관의 직원들이 청사 이전에 부담을 느껴 이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