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인터넷 강자 중 하나인 ‘구글’이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지난 15일 오전 4시 35분(현지시간) 구글의 최고 경영자 중 하나인 래리 페이지의 발표로 세상에 알려졌으며 인수규모는 12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조 5125억 원에 달한다.
현재 모토로라는 휴대전화 사업부인 ‘모토로라 모빌리티’와 통신장비 사업부인 ‘모토로라 솔루션스’ 두 회사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번 구글이 합병한 대상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다.
한편 구글이 전격적으로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사업부를 인수한 것에 대해 전 세계 IT업계는 물론 모바일 생태계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구글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복안이다. 게다가 애플, 삼성, 노키아로부터 끊임없이 저작권 공격을 당하던 구글이 성장동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했으며 현재도 엄청난 양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공세적인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MS가 세계 최대의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에 특허사용료로 안드로이드폰 한 대에 15달러 수준의 로열티를 요구했으며 2위 업체인 대만 HTC에도 비슷한 조건을 요구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구글 입장에서 이 두 회사는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대처를 하지 못했다. 휴대전화 및 OS 분야에 뒤늦게 진출했기에 파트너를 방어할 특허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모토로라의 인수로 반전의 계기가 찾아온 셈이다.
하지만 이번 인수합병은 ‘안드로이드 연합군’에게 그리 좋은 소식만은 아니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우선 구글은 휴대폰 특허를 소유한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서 자체 안드로이드 OS를 곧바로 모바일 기기에 접목해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바꿔 말하면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를 받아쓰며 기기를 제작하는 삼성같은 회사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모바일을 제작 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듯 구글은 연신 “안드로이드 OS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계속 사용될 것”이라며 우군 사업체들을 다독이고 있지만 상황이 언제나 급변할 수 있기에 삼성 등 안드로이드 OS 활용 업체들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이렇게 구글이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하며 IT업계는 다시 한번 커다란 격변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구글의 이번 인수합병은 스마트 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향후 스마트 TV, 전반적인 모바일 기기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애플의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확장성에 모바일 기기를 제작하는 능력까지 갖춘 구글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0년대 초,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비가 OS를 삼성에 납품하기 위해 찾아왔을 때 삼성은 사업성을 이유로 거절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 달리 미래를 보고 안드로이드를 영입한 구글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후발주자임에도 삼성 등의 생명줄을 잡고 흔드는 입장이 되었다. 비록 현재로서는 애플의 아이폰 앱 생태계에 대항하는 ‘안드로이드 동맹’이지만 삼성이 뒤늦게 제작해 배포한 ‘바다 OS’ 점유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의존도가 높은 ‘안드로이드 동맹’들은 몸집이 커진 구글의 눈치만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