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거리로 나선 ‘언론인’

또 다시 거리로 나선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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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파업을 벌였던 언론인들이 1년 6개월여 만에 또 다시 거리로 나왔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아무런 성과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론의 정상화를 기대했던 언론인들은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우리의 손으로 해결하겠다”며 또다시 투쟁의 깃발을 들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공영방송 정치적 독립 보장, 해직 언론인 복직, 8VSB 종편 특혜 저지, 언론 공공성 사수 등을 위한 총력투쟁에 나섰다.

   
 

언론노조는 “원칙은 무너졌고, 신뢰는 깨져버렸으며, 상식은 사라졌다.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없다”며 “언론의 존재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추악한 횡포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은 총력투쟁뿐”이라고 선포했다.  

이들은 “지난 MB정권 5년 동안 철저히 훼손된 방송 공정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박근혜 정권 차원의 약속으로 어렵게 출범한 방송공정성특위가 어제 종료됐다. 결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며 “의지 없는 여당과 능력 없는 야당이 피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우리의 언론현실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끝도 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지난 4월 출범한 방송공정성특위는 당초 9월 말로 활동을 마치게 되어 있었으나 여야가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자 활동기간을 2개월 더 연장했다. 그러나 기간 연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지난 28일 활동을 종료했다. 여야는 합의하지 못한 내용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로 넘겨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동안의 논의 과정을 볼 때 여야의 합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을 비롯한 ‘언론 정상화를 위한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공정성특위가 KBS와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혁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특별다수제로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해 최소한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을 지키자는 것인데, 정치권은 이마저도 끝내 거부했다”며 “상임위에서 다시 신속히 논의되고 연내 법제화될 수 있도록 투쟁의 끈을 팽팽하게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우리는 언론노동자다.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권력을 감시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해야 하는 사명이 부여돼 있다”며 “무원칙, 불신, 비상식과 맞서 싸우는 것이 이 땅의 언론인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투쟁의 전선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해직 언론인 전원 복직과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을 위한 제도적 보장장치 확립 △8VSB 등 종편 특혜, 미디어 사유화 등 정부의 미디어생태계 파괴 정책 강력 저지 △언론의 공공성‧공익성‧다양성 사수와 민주주의 퇴행 저지 등의 요구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끝장농성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