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이제 수도권이다

디지털 전환, 이제 수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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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및 전국 디지털 전환 대상지역이 수도권만 남았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 작업이 완료되었다고 밝히며 동시에 전체 대한민국 1,734만 가구의 99.2%가 직접수신이나 유료 방송 가입을 통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 당시 디지털 방송 수신기기 보급률이 미국의 경우 97.8%, 프랑스 98%, 제주 시범사업 98.7%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 준수한 수치다. 동시에 방통위는 오는 12월 31일 수도권의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내년부터는 케이블 TV 등 유료 방송의 디지털전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통위의 디지털 전환 로드맵에도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린다. 우선 디지털 전환 전략이다.

방통위는 전국 디지털 전환 정국에 있어 노골적인 유료 방송 플랫폼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 미디어 보편성을 추구해야 하는 디지털 전환 사업에 이를 단순한 사업 부흥의 기회로 받아들인 몇몇 유료 방송의 이기주의가 개입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업그레이드’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디지털 전환이 ‘유료 방송 시청권 보장’의 측면으로 치우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방통위가 발표한 디지털 전환 커버리지 99.2%라는 수치는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시청자의 미디어 플랫폼 선택의 자유는 존중해야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방통위의 지나친 ‘디지털 전환 정국의 유료 방송 플랫폼 의존’은 미디어 보편성 원칙에 크게 엇나간다는 평이다.

또 수도권 지역의 디지털 전환 및 아날로그 종료도 곳곳에 암초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방통위는 현재 수도권 디지털 전환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이은 부작용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 여기에 2010년 채널재배치 시범지역인 강진의 경우 대대적인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채널재배치의 경우 2013년 10월까지 유예기간이 잡히긴 했지만 여기에 관련된 정부의 예산은 삭감에 삭감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전문 설문조사 기관이 조사한 결과, 수도권 전체 826만 가구 중 1.5%에 해당되는 약 12만 가구가 아직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및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것도 문제다. 이에 방통위는 연말까지 미처 디지털 방송 수신기기를 준비하지 못한 가구에 한해서 내년 3월까지 정부 지원을 연장할 계획을 수립했지만 아직 모든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