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삭제, YTN 격랑속으로

대통령 공약 삭제, YTN 격랑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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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격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자들은 보도국장 퇴진을 요구하며 연이어 성명을 발표했으며, 노조도 정식으로 이홍렬 보도국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발단은 지난 10일 YTN 뉴스의 ‘무대책 경찰 증원…불만 속출’ 리포트였다. 당시 리포트를 준비한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던 경찰 증원의 무대책을 폭로하며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관련 발언 녹취를 리포트에 삽입했다. 하지만 이 보도국장은 리포트 수정 조치를 내렸고, 이에 기자는 3번의 데스킹과 재제작을 거쳐 리포트를 내놓았으나 결국 박 대통령 발언 및 영상과 제목, 앵커 멘트만 삭제됐다. 뉴스에서 박 대통령의 흔적만 지운 셈이다.

당장 사회1팀이 반발하고 나섰다. 동시에 YTN 노조도 정식으로 성명을 내고 이 보도국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노조는 해당 리포트가 박 대통령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미숙한 경찰 행정력을 지적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보도국장이 박 대통령 부분 삭제를 지시한 것은 명백한 자기검열이라고 비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보도부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기사의 가치와 기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취재기자와 데스크, 국장 간에 다를 수 있는 만큼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의견을 나누는 과정은 기사의 완결성을 높여가는 아주 자연스러운 게이트키핑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비판을 위한 비판이거나 정파적 프레임에 갇힌 채 흠집내기식 기사, 또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야말로 우리가 지양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노조에 이어 YTN 11기, 12기, 13기 성명도 연이어 발표되며 이 보도부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12기는 성명을 통해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핵심은 ‘각하께 누를 끼치는 기사를 내보낼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13기는 “‘경찰이 준비 없이 인력을 뽑게 된 배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보도국장의 자기검열’ 파문이 커지고 있음에도 사측은 당분간 이 보도국장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지만 사측은 실·국장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이 보도국장에 대해서는 유임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