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스마트TV 시대 … 방송업계 ‘긴장’
구글TV, 애플 iTV 등 본격적인 스마트TV의 등장을 앞두고 국내 방송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구글은 올 하반기 구글TV 출시를 앞두고 있고, 애플은 내년 초 기존의 애플TV를 발전시킨 iTV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이 선보일 스마트TV는 인터넷이 연결되고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TV를 뜻한다.
일각에선 TV의 시청형태가 휴대폰과 달리 수동적이기 때문에 스마트TV는 스마트폰과 같은 폭발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스마트TV 사용에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더 빨리 확대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들도 있다.
지난 6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디지-케이블 비전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스마트TV는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만큼 실시간 방송에 주력하던 기존 방송사업자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TV가 방송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TV의 등장으로 광고 수익 줄어들 것
발제자로 나선 최선규 명지대 교수는 스마트TV의 등장은 방송 광고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영상전화나 페이스북 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게 되면 주의가 분산되어 결국 실시간 TV 시청 시간이 줄어들 것이고, 광고 회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되면 광고를 싫어하는 시청자들은 광고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실시간 TV 시청시간의 감소, 광고 회피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은 방송사업자의 광고 수입에 큰 영향을 미쳐 근본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경제학에서는 광고 회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수용자가 많아지면 오히려 광고에 대한 저항감이 적은 수용자만 남기 때문에 실시간 방송에서는 광고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실시간 방송 시청자 수가 줄어들고 광고물량이 많아지면서 광고단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어 결국 광고 전체매출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시점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스마트TV의 등장이 현 방송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데는 공감을 표했다.
박승권 한양대 교수는 “스마트TV가 제공하는 콘텐츠 오픈마켓은 일종의 새로운 PP로 1차적으로는 TV 제조업체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2차적으로 국내 PP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케이블TV를 비롯한 국내 방송업계가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서비스 발굴의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스마트TV의 등장에 국내 방송업계가 선제적 대응을 한다면 스마트TV의 등장은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뀔 수 있다는 조언들도 나왔다.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은 “3D 방송 등 높은 품질의 방송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면 스마트TV의 공세를 막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콘텐츠 품질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 역시 “유튜브 동영상 등은 현재 방송 콘텐츠와 질적인 측면에서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향후 몇 년간 이 같은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 만큼 현재 방송업계에서는 킬러콘텐츠 등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방송통신시장은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가격 경쟁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품격있는 콘텐츠와 서비스 품질로 승부하는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