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발신지=연합뉴스(서울)] 영화와 드라마에 주력해온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신작 애니메이션 제작을 예고하며 영역 넓히기에 나섰다.
사쿠라이 다이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총괄 수석은 10월 27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넷플릭스는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교해 언어의 로컬라이즈(localize, 지역화)를 통해 다양한 국가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팀은 크리에이터의 자유를 상당히 존중하며, 현장에서 하나가 돼 작업하는 것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일곱 개의 대죄’, ‘격투맨 바키’ 등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론칭했으며 앞으로 ‘천공 침범’ 등 5개의 신작을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의 스튜디오미르를 포함해 4개 제작사와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사쿠라이 수석은 “스튜디오미르는 과거에 우리와 작품을 한 경험이 있는데, 퀄리티가 높아 관심을 두게 됐다. 스튜디오미르에 세 번 정도 직접 방문했는데, 이 회사는 애니메이션에 필요한 완벽한 공정이 있더라. 영화 같은 작품도 맡길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과 관련해 레드독컬처하우스, 스튜디오마루, 스튜디오고인돌 같은 제작사를 언급하며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회사를 몇 곳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제휴를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국이나 일본이나 크리에이터의 숫자가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한 업체가 일을 수주하면 그 일을 여러 회사에 외주로 주는 시스템이라 파트너십이 늘면 아웃소싱을 할 만한 업체가 부족해지는 현상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쿠라이 수석은 그러나 “스튜디오미르 같은 업체는 미국 회사로부터 상당히 일을 많이 수주해 미국의 워크플로에 상당히 적응한 상태”라며 “한국 제작사를 존경하는 부분은 전혀 다른 워크플로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애니메이션 총괄 자리를 다이키 수석에게 준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일본은 역시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강국이다.
사쿠라이 수석은 “일본 업계의 강점은 기존 전통적인 작화 방식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시대에 대응해나갈 수 있는 워크플로를 개발했다는 점”이라며 최근 ‘귀멸의 칼날’로 히트한 유포테이블의 사례를 꼽았다.
그는 향후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확대하는 계획과 관련해 “어떻게 보면 틈새 장르, 아주 작은 장르이지만 세상에서는 이미 애니메이션을 포용력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기에는 액션이나 SF(공상과학), 판타지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연애, 소년만화, 호러, 코미디, 일상에 밀착한 장르에 대한 수요가 있다. 결국 시청자가 찾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