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어” 우려 ...

“넷플릭스의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어” 우려
한국방송학회 ‘글로벌 시장 종속과 역차별 규제’ 기획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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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한국방송학회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 1위 자리를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콘텐츠 제작 시장도 연쇄적으로 붕괴돼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온라인 콘텐츠 산업 진단: 글로벌 시장 종속과 역차별 규제’ 기획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이지은 법무법인 세종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매출액과 수출액이 꾸준히 증가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시장 지배력이 확대됨에 따라 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글로벌 플랫폼의 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콘텐츠 OEM 시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OTT 플랫폼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의 현 상황을 “최근 M&A 등 자구적 노력을 통해 넷플릭스와 경쟁해 나가고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을 위한 출혈 경쟁으로 지속 가능한 콘텐츠 투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OTT를 통해 공개된 국내 드라마는 총 123편으로 전년 141편 대비 18편이 감소했고, 올해는 약 100여 편의 드라마 제작이 예정돼 있는데 이 역시 전년 대비 20여 편이 줄어들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찬구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입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라는 건 이론적 가정”이라며 “국내 플랫폼에 충분한 경쟁력이 남아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최근 각국 정부가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 패권 경쟁에 개입하고 있는 우리 정부도 플랫폼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성균관대 교수 역시 “정부가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공감했고,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해외 플랫폼 영향력 견제에 초점을 맞춰 마련한 규제가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역차별 및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창작자 및 제작사의 기회 축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