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개편안 발표…“알맹이 빠진 보여주기식 이벤트”

네이버 댓글 개편안 발표…“알맹이 빠진 보여주기식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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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또다시 포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뉴스 댓글 개편안을 내놓았다. 골자는 한 명이 기사 1건에 달 수 있는 댓글을 3개로 제한하겠다는 것인데 논란을 잠재우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네이버가 4월 25일 내놓은 댓글 개편안은 △1인이 동일 기사에 달 수 있는 댓글 수 현행 20개에서 3개로 제한 △24시간 동안 하나의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 수 50개로 제한 △연속 댓글 작성 기준 강화(기존 10초에서 60초)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는 5월 중 댓글 정렬 방식 변경 등을 포함한 추가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순공감순(공감-비공감)’이 기본으로 돼 있고, ‘최신순’과 ‘공감비율순’이 추가 제공된다. 그동안 관련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작성 시간에 따라 댓글 노출 순서가 결정되는 ‘최신순’ 정렬 방안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작성자의 정체성 강화, 개인별 블라인드(댓글 숨기기) 기능 신설, 소셜 계정에 대한 공감 및 비공감 제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5월 추가 개선책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5월 추가 개선책이 나와 봐야 실효성 여부를 따질 수 있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현재 내놓은 개선안만으로는 그동안 문제가 됐던 극소수 헤비 댓글러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한 여론 조작 행위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매크로 프로그램 자체가 ID와 IP를 바꿔가며 작성하기 때문에 1인당 3개 댓글 제한, 시간 간격 제한 등의 몇 가지 제한 조건을 둔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알맹이가 쏙 빠진, 그냥 보여주기 식 대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묵인 방조한 네이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네이버를 위시한 포털들이 사실상 편집권을 행사하고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하면서 사회적 아젠다 설정 및 여론을 통제하는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드루킹을 위시한 댓글 공작 세력의 정보 유린과 조작을 묵인하고 방조해온 네이버 또한 범죄 행위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