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패턴을 바꾼 아이폰에 대한 단상

내 삶의 패턴을 바꾼 아이폰에 대한 단상

846

올해 1월에 회사에서 아이폰을 지급 받았으니 아이폰을 사용한지 8개월이 다 되간다. 불과 작년만 해도 스마트폰 없이도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인터넷은 집 또는 회사에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이용하면 됐고, MP3로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디카를 사용하면 됐다.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불과 얼마 안 된 그때의 생활이 굉장히 번거롭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아이폰은 위 기능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앱스토어를 통해 스마트폰의 활용의 핵심인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현재 내 생활 속에서 아이폰은 잠자는 시간, 회사 업무 시간,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내 손에서 활용되고 있으니 밥보다 물보다 더 가까워진 존재가 돼 버렸다.

 

아이폰과 함께하는 나의 일상적인 하루는 아침에 눈을 뜨고 Sleep Cycle App을 보며 나의 잠자리가 편안했는지를 확인하면서 시작된다. 나의 잠자리의 움직임 상태를 측정한 그래프를 보면 나의 수면상태가 좋았는지 잠을 설쳤는지를 알 수 있다. iPod으로 최신곡을 듣거나 CBS Rainbow App으로 라디오 93.9MHz ‘그대와 여는 아침 김용신입니다’를 들으며 출근준비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날이면 1시간이 소요되는 출근길이 짧기만 하다. 일단 메일확인을 하고 주식관련 App을 통해 주가 체크도 하고 아이폰과 연동시킨 구글캘린더를 통해 스케줄을 확인한다. 그리고 트위터와 시작한지 얼만 안 된 페이스북으로 지인들 소식을 알게 되고 정보도 교류한다. 1년 넘게 관리 안하던 미니홈피도 아이폰 App이 출시되어서 최근 다시 시작! 출근 중 미니홈피도 방문하여 아이폰으로 찍었던 몇 장의 사진을 업로드 한다. WhosHere App을 통해 알게 된 영국 친구에게 글도 남기고 뉴스캐스트 App을 통해 노컷뉴스 및 기타 신문사의 주요뉴스를 본다. 예전에는 전철역사에 있는 무료일간지를 봤었는데 이젠 아이폰으로 각 언론사의 뉴스를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회사에 도착한다. 업무 중에는 아이폰 쓸 일이 많지는 않지만 일하다가 간단히 생각나는 것들이 있거나 메모할 일이 있으면 어썸노트 App을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기존에 USB에 저장했던 많은 한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pdf 등의 문서파일들은 웹서버에 올려놓고 N드라이브나 세컨드라이브 또는 Dropbox App을 통해 필요할 때 즉시 확인한다. 퇴근 후 오랜만에 신촌에서 친구들과 저녁약속이 있다. 서울버스 App을 통해 신촌가는 버스를 확인하고 현재 위치를 확인하여 버스가 오는 시간에 맞춰 정류장으로 나간다. 신촌에 도착하여 친구들이 먼저 도착한 장소를 다음지도App을 통해 내 현재위치를 확인하고 약속장소를 찾아간다. 친구들과 헤어진 후 리디북스 App을 통해 구입하여 다운받은 전자책을 보며 집으로 향한다. 평소 생각해뒀던 아기장난감을 퇴근길 지하철에서 주문한다. 퇴근 후 와이프가 오마이셰프 App을 보면서 아기 이유식을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둔다. 잠자기 직전에는 날씨App을 통해 내일 날씨를 확인하고 사파리를 통해 잠깐 웹서핑을 하다가 잠든다.

 

스마트폰에 대한 뉴스가 웹상에서 넘쳐나고 있고 주변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20~30대를 주축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화 속에서 스마트폰 이야기에 관심이 가고 좋은 어플리케이션을 서로 공유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과히 스마트폰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된 지 불과 반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스마트폰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수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스마트폰 기기 자체의 성능도 아닐 것이며 기존 휴대폰도 가지고 있던 멀티미디어 기능도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즉 디지털 콘텐츠인 어플리케이션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실제생활에 활용하고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며 실시간 메신저와 모바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쉽고 빠르게 소통한다. 스마트폰은 이동통신 기기로서가 아니라 모바일 컴퓨터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 콘텐츠, 단말기, 네트워크망까지 폐쇄적으로 운영 해 왔다. 잘못된 정책으로 이통사들은 3G망을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통화를 KILLER 어플리케이션으로 탑재한 단말기만 내세우며 정작 해외에서 2~3년 전 보급됐던 스마트폰은 국내에 뒤늦게 보급했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은 IT강국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뒤떨어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폰의 열풍이 과연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모바일 웹의 시대를 열어줬다는 사실이다. 이웃 일본만 봐도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이 PC 인터넷 사용량보다 높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라고 한다. PC보급률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확실한 건 스마트폰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CBS 기술국 TV 송출제작부 박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