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공정성에 대한 논의 장치가 마련된다면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9월 2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제2차 정책 보고서’ 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 매출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 방송 콘텐츠 품질 향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그동안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해 온 편성위원회 등 공정성 확보 장치가 법제화되면 수신료 정상화와 중간 광고 도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방통위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그동안 방통위 내부에서 지상파 중간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이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전향적인 자세 변화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지상파 특히 공영방송사들이 (공공성과 공익성 등) 본연의 책무는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채 재무적 어려움만 거론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 위원은 “최근 지상파의 경영 여건이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재원 확충을 위한 규제 개선 필요성에도 일부 공감하지만 재원 확충을 위한 규제 개선을 위해선 지상파가 법적 책무인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공정성 확보’라는 선결 조건이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김 부위원장 역시 공정성 확보 장치 마련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특별다수제 또는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 등을 앞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공정성 확보를 위한 방송사 내부 합의 절차 마련’이라는 최소한의 장치만 갖추면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언급한 것 자체가 상당한 진척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영국 BBC의 감독기구인 BBC트러스트나 오스트리아 공영방송(ORF)은 민주주의 토의 방식을 기반으로 방송 공정성을 둘러싼 장애요소들을 정화시키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을 강조했다.
현재 BBC는 시청자들이 정치 보도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같은 별도 기구의 관여 없이 시청자 대표 기구인 BBC트러스트에서 자체 심의한다. 이들은 의견 대립이 해소되지 않을 때 다수결을 강행하지 않고 최대한 합의에 이르도록 하고,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통해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질문하고 토의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