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방통위 상임위원, 호주 방문

김대희 방통위 상임위원, 호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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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김대희 상임위원이 12월 1일부터 7일까지 호주 통신미디어청(ACMA)을 방문해 700MHz 대역의 활용현황과 UHD 방송 추진 일정 등 방송‧통신 정책의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가 공동 연구반을 가동하고 있지만 700MHz 대역 주파수 활용방안과 UHD 방송 정책을 둘러싼 양 부처 간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의미심장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호주 방문이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할당하려는 ‘포석 깔기’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 통신미디어청이 지난 4월 23일 주파수 경매를 실시해 디지털 전환을 통해 확보한 주파수 126MHz(694~820MHz) 폭 중 90MHz 폭을 통신에 할당했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 업계에서는 호주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전 세계적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가 통신용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 공조를 감안해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에 이미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한 미국에 이어 일본, 호주 등의 국가에서도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함에 따라 700MHz 대역 주파수가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통신 업계의 논리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김 상임위원의 행보를 700MHz 대역 주파수 통신 할당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국내 통신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700MHz 대역이 통신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동일한 밴드플랜을 사용하는 유럽의 경우 700MHz 대역 중 92MHz를 디지털 방송용으로 사용하고, 16MHz만 통신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각 나라별로 환경에 따라 방송, 통신, 공공안전 대역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자면 700MHz 대역 주파수 활용 정책 자체가 전 세계적 흐름과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엄재용 방송협회 방송통신융합특위 본부장 역시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전 세계적인 흐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주장이 의미가 있으려면 700MHz 대역 주파수뿐만 아니라 단말기에 들어가는 칩, LTE-TDD나 LTE-FDD 등 사용 방식이 다 통용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통신 업계의 논리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UHD 정책 논의에 있어서도 우리나라가 호주보다 UHD 발전이 더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호주의 영향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우리나라보다 UHD 발전이 더딘 미국을 방문했던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이 “UHDTV는 시기상조”라는 발언을 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바 있는 만큼 김 상임위원의 호주 방문 이후 방통위의 정책 기조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 지 관련 업계와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